(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제주 주택시장을 강타했다. 중국 관광객 감소로 지역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주택시장도 침체 양상을 보였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08% 떨어지며 4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선행지표인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의 5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62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0% 급감했다.

분양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올해 제주도에서 분양을 시도한 939가구 중 수요를 찾은 물량은 190세대에 그쳤다. 749가구가 미분양됐으며 분양률은 20.3%에 그쳤다.

투자수요 유입 여부에 따라 분양성적이 좌우되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둔화 폭이 큰 셈이다. 단기 내 미분양물량이 급증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5월 제주시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조치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주택시장 둔화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중국발 크루즈선은 제주도 입항을 전면 취소했으며 제주-중국 간 항공편도 70%가 중단됐다. 월간 최대 40만명에 달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3월 8만8천명, 4월 2만9천명 수준까지 축소됐다. 연초부터 5월까지 누적기준 관광객 수도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사드뿐만 아니라 장기간 호황이 지속된 데 따른 조정도 제주 주택시장의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주도 주택매매가격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무려 21.3% 올랐다. 상승 여력이 약화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서동한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높은 가격 상승국면을 보였던 최근 2~3년간 흐름과는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주택시장 중 기존 주택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가격구간을 형성한 신규 입주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다소 조정 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우려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지역별 주택매매가격 지수 추이, 출처: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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