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약 4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선진국 국채가격이 휘청거리고 있지만, 신흥시장 채권은 아직 걱정하기에 이르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미국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72% 선을 상향 돌파하며 지난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미 수년래 최저 수준인 미국과 신흥국 간 국채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현재로선 더욱 좁혀지게 됐다.

문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한 달에 0.2%포인트 넘게 오르면 신흥시장 자산은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게 되면서 강력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올해 들어 약 0.3%포인트 오른 만큼 신흥시장 채권가격도 크게 흔들려야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맞아떨어진다.

WSJ은 "그럼에도 신흥국 국채시장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지금까지는 잠잠하다"며 "이는 지금까지 신흥시장으로 너무 많은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자산 가격이 흔들리려면 그만큼 많은 자금이 빠져나가야 한다"고 배경을 진단했다.

신흥국 채권시장이 안정적인 또 다른 이유는 경제 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현재 신흥시장의 많은 국가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고 물가도 적절히 통제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배경에 힘입어 신흥시장 자산 가치는 2년래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선진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신흥국 통화가치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2~6% 저평가 받고 있다.

WSJ은 "중국의 갑작스러운 경기 하강이나 트럼프 정부의 관세 강화 등이 발생하면 신흥시장도 격변할 것"이라면서도 "그처럼 뜻밖의 사태를 제외한다면 신흥시장의 강세는 아직도 이어질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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