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현대글로비스가 북미 복합운송업체인 '아이티에스 테크놀로지앤로지스틱스(ITS Technology & Logistics)' 인수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에 대한 매출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현대글로비스 '몸집 불리기' 본격화

2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ITSTL를 인수하기 위해 외국계증권사 및 법무법인 등과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ITSTL의 최대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Carlyle Group)이다. 칼라일은 지난 2008년 칼라일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를 통해 ITSTL를 품었다. ITSTL은 이후 여러 물류사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칼라일로서는 약 10년 만에 자금회수에 나서는 셈이다.

ITSTL의 몸값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ITSTL은 유한회사(LLC)여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ITSTL의 사업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뉜다.

우선 컨테이너와 트레일러를 하역을 주력으로 하는 인 터미널(In terminal) 서비스다. ITSTL는 북미 최대의 철도물류사인 유니언 퍼시픽(Union Pacific)과 비앤에스에프(BNSF) 등을 고객으로 두고 연간 700만개가 넘는 컨테이너와 트레일러를 처리한다.

두 번째는 현대차그룹 유관 사업이기도 한 자동차 하역 부문이다. ITSTL은 일평균 1천500개 이상의 자동차를 철도에 싣고, 내리는 작업을 수행한다.

아울러 ITSTL은 계열사 '콘 클로벌(Con Global)'을 통해 물류 저장, 장비 판매ㆍ보수ㆍ유지 등의 서비스도 하고 있다. 미국과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에 14만9천개의 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거래 줄이고 성장동력 확보…두 마리 토끼 잡는다

현대글로비스의 ITSTL 인수 추진은 내부거래의 비중을 줄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현대차와 5조6천억원, 기아차와 3조7천322억원에 달하는 거래를 했다. 현대제철도 7천88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액(연결 기준) 15조3천406억원에서 이들 계열사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다. 여전히 매출액의 3분의 2를 그룹 계열사에서 거두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내부 일감으로 성장해 정의선 부회장의 자산증식에 활용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몽구 회장도 6.71%로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매출을 다변화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성장성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동안 현대ㆍ기아차의 물량으로 매출, 영업익 증가를 봤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는 그룹의 물량으로는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CJ대한통운의 성장 사례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년 동안 품은 물류사만 8개에 달할 정도로 M&A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현재도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대형 M&A를 추진 중이다.

ITSTL은 여러 물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에 제격이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생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현재 저평가"라며 "대규모 M&A로 성장을 확보한다면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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