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연초 국내 주식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올해 연기금과 공제회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가를 변수도 달라지고 있다.

작년 연말만 해도 올해 연기금, 공제회들의 화두는 환율과 스튜어드십코드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과 KRX300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올해 첫 거래일에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난 29일, 30일에 장중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5.72%, 코스닥지수는 16.49% 상승했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각각 21.76%와 26.44% 오른 것을 고려하면 증시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올해 1월 상승률은 2005년 1월(24.4%)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다.

코스피는 증시 개장 이후 처음으로 최근 2,600선을 밟았으며, 코스닥지수는 16년 만에 930선을 돌파했다.

장기투자기관인 연기금과 공제회는 당초 올해 국내 증시가 작년만큼의 폭발력을 보이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올해 주식 투자에서는 위험 관리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연기금과 공제회의 해외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환헤지를 하지 않고 환노출로 전략을 바꾸는 과정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뚜렷해진 달러 약세, 원화 강세에서 환노출에 따른 환손실이 있었던 만큼 이를 어떻게 잘 만회하는지가 올해 수익률에 절대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들어 일시적으로 1,060선을 하향 이탈하기도 했지만 좁은 레인지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국내 증시 흐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됐던 연기금, 공제회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관심도 한풀 꺾였다. 빠르면 하반기에나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스튜어드십코드의 장기적인 영향력보다는 정부의 코스닥 부양 대책이 당장 보여줄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기금, 공제회의 코스닥투자에 방아쇠를 당길 KRX300 지수 발표에 관심은 컸다.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연기금, 공제회는 벤치마크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바람대로 코스닥 투자를 늘릴 수 없었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정부가 KRX300를 추종하는 ETF 출시를 독려하는 가운데, 이 ETF가 나오면 연기금, 공제회의 투자 움직임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 연기금, 공제회의 관심사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환율과 스튜어드십코드에서 코스닥과 KRX300으로 화두가 바뀌었는데, 이런 흐름을 누가 더 잘 타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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