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금리 상승기에도 강세를 이어가던 초장기물이 가파른 약세를 나타낸 배경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0년물은 8.1bp 급등해 2.677bp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금리가 올랐지만, 초장기물의 상승 폭이 유독 컸다. 최근 약세 분위기에도 초장기 구간이 선방했던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초장기물 약세를 두고 여러 추정이 오갔다.

그간 초장기물이 강세를 보인 만큼 일부 되돌림 흐름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다음 주 30년물 입찰이 예상되는 점도 약세 요인으로 언급됐다.

30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 폭은 작년 말 3.5bp에서 지난 29일 14.8bp 수준으로 커졌다.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데, 30년물에 수요가 많이 몰려 10년물 금리를 밑돈 것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초장기 약세를 두고 50년물 발행 관련 정보가 시장에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두고 전향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기재부는 발행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보험사 등은 기재부에 50년물 발행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정에도 시장 참가자들이 반신반의하던 중 외국인 거래 소식이 들려왔다.

이들은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보유 중인 초장기물을 판 점이 결정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전일 외국인은 50년 지표물인 국고채 16-9호를 270억 원, 30년물인 12-5호를 499억 원 규모 매도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는 ALM(자산부채관리) 차원에서 국고채 초장기물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물량을 일부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50년물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느닷없이 나온 외국인의 매도 소식에 약세가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국고채 5·10·30년물 금리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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