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기업 수준 경영평가…실적 미달시 내년 공공기관 지정

산은ㆍ수은, 자체혁신안 철저히 이행 요구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윤시윤 기자 = 방만 경영과 채용비리로 조직 전체가 위기에 휩싸였던 금융감독원이 결국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공기업 지정 칼날을 피하고 기존의 기타공공기관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018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공운위는 9개 기관을 신규 지정하고, 1개 기관에 대해서는 지정을 해제하는 동시에 6개 기관을 변경 지정했다.

공공기관 지정요건에 부합하는 주식회사 에스알(SR)과 공영홈쇼핑 등 9개 기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신규 지정됐고, 소규모 기관으로 지정 실익이 적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지정에서 해제했다.

관리 내실화 필요성과 지정요건 변화 등을 고려해 강원랜드와 한국관광공사 등 6개 기관의 유형을 변경해 지정했다.

이로써 올해 공공기관은 총 338개로 전년 대비 8개 증가했다. 기관 유형별로는 공기업이 35개, 준정부기관이 전년 대비 5개 증가한 93개, 기타공공기관은 작년보다 3개 증가한 210개로 구성된다.

이날 공운위 심의ㆍ의결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과 산은ㆍ수은의 공기업 지정 여부였다.

공운위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이상철 부산대 교수는 "금감원과 산은, 수은, 강원랜드 등 최근 지정 논란이 되고 있는 기관에 대해 위원 간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경우 채용비리와 방만 경영 등으로 국회는 물론 감사원, 언론 등에서 많은 비판이 제기돼 공공기관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공운위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해 결국 현행과 같이 지정 유보하기로 했다.

다만, 금감원에 대한 관리ㆍ감독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에 금감원의 채용비리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비효율적 조직 운영 등에 대한 감사원 지적 사항을 확실하게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공공기관 수준의 경영공시를 수행하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 중 1인 이상이 참여하는 등 엄격한 경영평가를 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사항에 대한 추진실적을 공운위에 보고하고, 결과가 미흡하면 내년에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산은과 수은에 대해서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필요하면 구조조정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 등을 위해 조건부로 기타공공기관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공운위는 "금융위와 두 국책은행은 자체혁신안 이행을 철저히 하고, 사외이사 선임 시 외부인사 참여와 엄격한 경영평가 등 공기업 수준에 준하는 조치계획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는 동시에 이행실적을 공운위에 매년 1회 이상 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공운위는 강원랜드는 공기업으로 변경 지정했다.

공기업 지정에 따른 지역민의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평가 시 폐광지역 진흥 기여 노력 반영 등 지역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로 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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