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비드가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1,130원대 초반에서 꾸역꾸역 환율이 오르는데 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이라고 볼 수 없는 실수요 같아서 무시할 수 없네요"

서울외환시장이 탄탄한 저점 매수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1)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종가기준 지난 22일 1,140.90원 이후 4거래일 만에 또 1,140원대로 올랐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30원대에서 레인지 하단을 시도했으나 저점 매수의 벽에 막힌 상태라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에서의 프랭클린 템플턴 자금 이탈에 대한 경계, 국민연금 해외투자 관련 자금 등이 달러 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템플턴 자금 이탈+외국인 주식역송금 수요

최근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주식·채권 관련 외국인 역송금 수요다.

코스피가 2,400선에 임박할 정도로 올랐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순매수는 오히려 둔화됐다.

이날 외국인은 1천억원 이상의 주식 순매도로 돌아섰다.

채권시장은 자금이탈 우려가 나타났다. 프랭클린 템플턴으로 추정되는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채권 매도가 역송금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 매수는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 역송금 수요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 미국, 유럽의 긴축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원화강세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 상당수가 환차익을 기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원화 강세 기대가 약해지면 그만큼 자금을 뺄 가능성도 커진다.

한 환시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매수 강도가 약해졌지만 지난주 8천600억원 순매수였고, 채권도 6월 둘째주에는 2조6천억원 가량 중동계 자금이 순유입됐다"며 "외국인 주식,채권자금은 환차익을 기대하는 측면도 많아 달러-원 환율이 1,120.00원대를 하단으로 1,140원대로 반등하면서 원화 강세가 약해지면서 역송금에 주는 영향이 큰 듯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해외투자 관련 달러 수요

달러화가 하락할 때마다 굳건하게 실수요를 내놓는 곳으로는 국민연금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올해 중에만 약 300억달러 규모를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해외증시가 조정을 받거나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때 매수에 나서면 그만큼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를 싸게 사서 해외투자한 후 향후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이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달러-원 환율이 올라갈 때 국민연금이 추가로 사면서 환율 상승폭을 키운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달러화가 하락하면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화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달러화 레벨이 낮으면 사기 좋고, 마침 그 시점에 집행할 수요가 생길 수도 있어 꾸준히 달러를 사는 듯하다"며 "최근 달러 변동성이 크지 않아 하방 지지력을 제공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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