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광화문 금호사옥을 매각한다.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금호사옥 지분 80%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사옥을 매각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금호사옥은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을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아시아나항공(80%), 케이엠티제이차(15%), 동부화재(5%)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달 말 금호타이어의 금호사옥에 대한 콜옵션 행사 여부를 보고서 곧바로 매각에 들어갈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사옥 지분 80%에 대한 콜옵션이 있는 금호타이어가 현재 2곳의 감정법인을 선정해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유동성문제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콜옵션을 포기하지 않겠나"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금호사옥 매각이 '진성'인지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금호사옥 지분 15%를 사들인 케이엠티제이차의 존재 때문이다. 케이엠티제이차는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출신인 정승원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세운 SPC다.

그는 독립한 후에도 금호건설 홍콩법인 지분 거래 등 금호아시아나와 관계를 이어갔고, 이번에는 경영권도 없는 금호사옥 소수 지분을 사들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결국 금호타이어의 콜옵션 행사기한이 끝날 때 금호사옥 지분을 정 대표에게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금호사옥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진성 매각'은 확률이 낮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 대표에게 금호사옥을 매각하고 일정 시일에 다시 사 올 수 있는 '콜옵션'을 계약서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런 '파킹 딜(Parking Deal)'의 경우 진정한 재무구조 개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나중에 되사올 것을 염두에 둔 거래는 실제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동양그룹의 동양매직 매각이다. 동양그룹은 콜옵션 등을 계약서에 반영하는 가운데 인수자가 세울 SPC에 후순위로 매각대금의 일부를 투자하는 방향으로 동양매직 매각을 진행했다.

매각가는 2천200억원. 후순위 투자로 700억원이 빠져나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에 쥐는 건 1천500억원에 불과했다.

결국, 동양그룹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동양매직 거래는 무산됐고 나중에 법원이 주도하면서 동양매직은 3천억원에 팔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사옥 매각을 진성으로 진행할지가 중요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려는 의지가 여기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은 다방면으로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제2 격납고, 에어부산 지분 등을 담보로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전환상환우선주(RCP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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