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프로 미식축구(NFL) 최강자를 가리는 '슈퍼 볼' 경기는 미국인의 축제다.

시장조사기관 해리스 폴의 2016년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33%가 프로 미식축구를 가장 좋아하는 운동 경기로 꼽았다. 메이저리그 야구가 15%의 지지를 받았고, 프로농구(NBA)는 5%에 그쳐, 대학 미식축구와 자동차 경주에도 뒤졌다.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85년에는 프로 미식축구와 메이저리그 야구가 24%와 23%로 각축을 벌였다.







<그래프 설명 :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경기 모습>



올해 슈퍼볼은 역대로 긴 경제 확장기 중에 치러지면서 미국의 소비 동력을 확인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오는 2월 4일 슈퍼볼 경기 때 1억8천850만 명 이상이 경기를 관람하고, 153억 달러(한화 1조6천억 원)어치가 소비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대비 8.5% 늘어난 수치다. 보통의 미국 성인 한 명이 평균 81.17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많이 소비될 품목은 피자랑 음료다. 또 슈퍼볼 경기를 잘 보기 위해 새로운 TV를 구매하겠다는 응답도 8%에 달했고, 경기를 즐기기 위해 음식점이나 바에 가겠다는 응답도 5%에 달했다.

최근 재판매 시장에 나온 올해 슈퍼볼 입장권 가격은 평균 5천700달러로, 지난 5년 평균 가격 4천945달러를 웃돌고 있다.







<그래프 설명 : NRF의 연례 슈퍼볼 소비 설문 결과 추이>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현재 해가 지지 않는 영역에 와 있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실업률이 17년 최저치로 떨어진 고용 시장 호조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 함께하는 데다 저물가와 낮은 금리로 뉴욕 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도 가세했다.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지난해 늦여름의 허리케인 피해로 인한 복구는 내구재 소비를 더 늘리는 긍정 효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소비가 증가하면서 저축률이 크게 낮아지는 양상은 찜찜한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양쪽이 모두 잘 될 수 없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지만, 미국인은 최근 낮은 저축률을 기반으로 소비를 늘리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래프 설명 : 2001년부터 미국 저축률 추이. 연합인포맥스 경제지표 차트>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중 개인소비지출 항목은 3.8% 증가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저축률은 2.4%로 금융위기 전인 2005년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경제학자들은 급격히 떨어지는 저축률이 구조적으로 소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올해 52번째를 맞는 슈퍼볼은 2000년대 들어 최장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맞붙는다. 패트리어츠는 슈퍼볼을 총 9번 시도해 5번 우승한 강팀이며 작년 챔피언이다. 맞붙는 이글스는 역대 2번의 도전 기록만 있다. 전문가 예상대로 패트리어츠가 전성기를 이어갈지와 소비 증가가 주동력인 미 경기 확장기가 계속 이어질지 모두 궁금하다. (이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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