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이달 국고채 30년물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입찰 부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은 장기투자기관의 입찰 유입 여부보다는 국고채전문딜러(PD)의 입찰 부담이 입찰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2일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2월 국고채발행계획에서 이달 중 7조5천억 원의 국고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고채 30년물은 1조8천500억 원으로, 전월대비 2천억 원 증가했다.

이달 국고채 30년물 차기 지표물 선매출이 실시된다. 현재 국고채 30년 지표물인 17-1호가 1조1천억 원, 차기 지표물이 7천500억 원 발행된다.

이달 국고채 30년물 입찰 물량 증가는 지난달 PD 협의회의 건의 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월 26일 송고한 <국고 50년 흥행조건…채권시장 "기존 발행비중 변화 없어야"> 제하 기사 참고)

당시 PD 협의회에서는 국고채 50년물 발행으로 시장이 왜곡되지 않으려면 현재 국고채 발행비중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채권시장은 이달 국고채 30년물 발행이 늘어나긴 했지만, 7천500억 원이 선매출 물량이기 때문에 물량 자체에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장기투자기관의 매수 욕구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높아진 금리 레벨에다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입찰을 대행하는 PD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통상 장기투자기관은 국고채를 사들일 때, 한꺼번에 대량 매수를 하기보다는 금리에 영향을 덜 주는 방향으로 꾸준히 매수하는 패턴을 보인다.

즉, 입찰일에 장투기관이 다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가 어쩔 수 없이 보유해야 하는 물량이 있는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초장기물 입찰을 앞둔 기관들의 경계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3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서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게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표면상으로는 30년물 입찰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선매출 물량을 제외하면 많이 늘어났다는 느낌은 아니다"면서도 "증권사들이 입찰을 통해 30년물을 일부 소화해야 하는데, 그런 체력과 심리가 받쳐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지난달 30년물 물량을 보면 교환 등을 포함해서 2조1천억 원이 넘게 풀렸다"며 "장투기관의 매수를 감안하더라도 물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우려했다.

한 보험사 채권운용역은 "이 정도 금리면 보험사들이 안 들어올 이유가 없다"며 "선매출은 만기가 더 길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0년물 발행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어서 수급상 시장에 부담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미 금리 상승 영향에 노출돼있고 미국 금리가 오르는 속도를 한국 10년물이 민감하게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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