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지난 3년은 저에게는 가장 보람 있었던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시간이었습니다."

떠나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015년부터 이날까지를 돌아보며 이같이 회고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금융업을 거쳐봤지만, 앞으로 기회는 금융투자산업에 있다"며 "지도에 없던 신대륙을 찾아나서는 것이 업의 본질로 네비게이션보다는 나침반을 들고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15년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황영기 회장은 자본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황 회장은 "오랜 숙원이었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제도도 마련돼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도 출시하고 기업 신용공여나 신기술사업금융업도 할 수 있게 됐다"며 "펀드시장 규모도 3년전 398조원에서 현재 540조원까지 늘고 운용사도 86개에서 전문사모운용사 진입으로 169개가 됐다"고 전달했다.

이어 "3년새 회원사들의 업무 영역은 분명히 종전보다 넓어지고 산업의 위상도 높아졌다"며 "지금 같은 파괴적 혁신의 시기에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속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20여년간 일한 금융업계를 떠나면서 짙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황 회장은 "반도체나 철강,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나왔지만 금융에서는 아직 글로벌 베스트 기업이 없다"며 "만약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향후 10년, 20년 동안에도 금융산업에서는 글로벌 베스트 기업이 못 나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투자업계의 신뢰 회복과 당국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황 회장의 생각이다.

황영기 회장은 "금융은 약속의 연속이고 신뢰 비즈니스로 투자자 보호, 그리고 시스템의 안정과 금융회사의 건전성, 이 세 가지를 확보하기 위한 규제는 당연하고 반드시 필요한 규제다"면서도 "사전에 커다란 규제의 벽을 쳐놓으면, 자율과 창의가 뛰놀 공간은 좁아지고, 좁은 규제범위안에서 자란 산업의 체력은 허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멀리서 업계가 뛰어노는 걸 보다가 결정적일 때 들어와서 고치는(治) 역할을 해주시기 부탁한다"며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께서 조선조 정조가 편 개혁정책 신해통공(辛亥通共)을 본따 '무술통공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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