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연초 급등세를 보인 시장이 조정 압박에 시달리면서 이번 주(5~9일) 중국증시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국의 개입으로 시장이 일시 안정을 찾았다는 점에서 낙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지난 2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0.44%, 0.03% 상승한 3,462.08, 1,821.53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장 초반 30여 분 만에 양 지수는 1.69%, 2.23%까지 하락하며 투자 심리는 급격히 악화했다.

최근 주가지수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작은 이슈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하이증시는 지난달 24일 25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7.6% 오른 것이다.

AVIC 트러스의 우 짜오인 수석 전략가는 "시장이 1월에 너무 빨리 오른 데다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 조정이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상하이증시는 앞서 6주 연속 오른 뒤 지난주 7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한 주간 지수는 2.70% 떨어졌다.

선전증시는 전주 6.60% 하락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더 컸다.

이는 중소형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당국의 규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선전에 상장된 러스왕은 작년 회사가 116억 위안의 순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러스왕은 유동성 우려에 휩싸인 러에코의 상장 계열사다.

애널리스트들은 HNA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우려도 시장에 지속해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HNA그룹은 지난주 하이난 성에서 주요 채권단과 성 정부 관리들과 만나 이번 분기에 최소 15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회사는 1분기에 약 650억 위안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며 현재 상환을 위해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하이난 성 정부가 HNA에 대한 지원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HNA그룹의 상장 계열사 16개 중 현재 7개 이상이 거래 중지된 상태라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기업들의 위험투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점도 시장에 불안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신증권의 친 페이징 애널리스트는 "자산관리상품(WMP)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과 실망스러운 실적 등이 레버리지 펀드의 주식시장 탈출과 덜 유동적인 소형주의 붕괴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좀 더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통증권의 쉰 위겐 전략가는 최근의 주가 하락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한 종목의 추가 매도를 촉발할 수 있어 시장이 이를 소화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연초 들어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변동성도 확대된 모습이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일평균 거래량은 모두 합쳐 약 5천억 위안이다. 이는 3년 전 강세장일 당시 하루 2조 위안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이번 주에도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작은 부정적 뉴스에도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에는 차이신이 발표하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5일), 1월 수출입 지표와 무역수지(8일), 1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9일) 등이 발표된다. 수출입과 물가 지표는 내수 수요와 대외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당국의 규제 강화로 경기가 둔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시장에 조정 빌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 당국이 시장에 개입에 이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낙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일 시장이 패닉 장세를 보이자 '국가대표팀'으로 불리는 당국이 시장에 개입해 주가를 반등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개입은 시장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얌란(CYAMLAN) 인베스트먼트의 랜딩 장 최고경영자(CEO)는 "커다란 위기가 닥쳤을 때 국가대표팀이 개입하는 것은 괜찮지만, 매일 개입할 경우 더 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라며 "(일례로) 온 사방에 경찰이 있다면 오히려 덜 안전한 곳이라고 느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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