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증시에도 그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장중 고점 대비 조정폭이 이미 100포인트에 육박하는 등 앞서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단기 지수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글로벌증시의 대표주자 격인 뉴욕증시가 아직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저가 매수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상승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5.75포인트(2.54%) 하락한 25,520.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9.85포인트(2.12%) 떨어진 2,762.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4.91포인트(1.96%) 내린 7,240.9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내렸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016년 9월과 2017년 8월 이후 가장 큰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전 세계 증시의 벤치마크 격인 뉴욕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이날 국내증시도 하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하면 일반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강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 국면에서 추격 매도하는 것보다는 지켜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본격적인 주가 조정의 시작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피 하락폭이 컸다는 점도 위안거리다.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장중 2,607을 찍고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일에는 2,525.39까지 내려왔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최근 3~4일 만에 장중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추가 급락 여지가 많지는 않다"며 "뉴욕증시 급락으로 단기 충격이 있기는 하겠지만, 2,500선 밑에서는 저가 매수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적으로 뉴욕증시와 국내증시 모두 단기 과열 조짐이 있지만, 기업 이익을 비롯한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해 주가 조정이 본격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상황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욕과 국내증시 모두 풋옵션 거래량과 콜옵션 거래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풋콜비율(put call ratio)이 역사적 하단까지 추락하는 등 과열지표가 출연하고 있고, 전미 개인투자자 협회(AAII) 서베이 지표에서는 낙관적이라고 대답한 응답률이 50%를 넘겼다"며 "이는 4년 만에 처음 발생하는 것으로, 증시 조정론이 불거지는 것은 일견 자연스럽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주가 조정 자체보다는 조정의 원인과 성격이 훨씬 중요한데, 우리는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채권 매도·주식 매수)'라는 방향성은 계속 유지된다는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 하락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 탓으로, 글로벌 증시 조정기는 한국 증시에 기회다"며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는 수출주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간 선물 하락분을 고려해볼 때 이날 코스피는 2,500선을 밑돌 수 있지만, 경기 지표가 좋은 국면에서 일시적 흔들림이기 때문에 2,500 밑에서는 매수 대응이 유일한 전술이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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