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미래에셋대우가 신입사원의 계약직 근무 기간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 혼선이 일고 있다. 일부는 1년간 계약직 근무 이후 정규직 전환의 조건으로 알고 지원했으나, 실제는 2년간 계약직 근무 조건이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일 오전 8시40분 송고한 '신입사원도 계약직으로 뽑는 미래에셋대우…업계도 '갸우뚱'' 기사 참조)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대졸 신입사원의 계약직 근무 기간이 종전의 네 배인 2년으로 늘어났다. 관행처럼 이어져 오던 계약직 채용이 지난해엔 그 기간마저 더 확대된 것이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하기 전 대우증권은 최근 수년간 선발한 신입 직원에 대해 6개월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정규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하반기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디지털 금융, 자산관리(WM) 등 4개 부문에서 40여 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해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계약직 비중이 타사와 비교해 높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정규직 비율은 86%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입사원 전원을 2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주요 증권사가 신입사원에게 2~3개월간의 수습 기간을 두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명목상 계약직일 뿐, 임금이나 대우 등이 정규직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은 118명이었고, 채용한 신입사원은 90여 명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스펙의 신입사원을 6개월이던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면서 계약직으로 묶어두는 것은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궤를 달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채용 공고상에서 정규직 전환 전, 계약직으로 근무해야 하는 기간이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만도 상당했다.

실제로 한 리크루팅 사이트에는 미래에셋대우의 신입 채용에 대해 '연봉 4천500만원, 1년 계약직 근무 후 전환 심사'라고 공고돼 있다. 그러나 실상은 2년 계약직이라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채용 공고상에 2년간 계약직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점이 명시되지 않아, 일부 직원들이 당황했다"며 "대우가 같을지라도 계약직이라는 꼬리표 자체가 심리적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서는 수년째 경력직 채용만 하고 있고, 어떤 곳에서는 인턴만 계속해서 뽑기도 한다"며 "청년들의 일자리 질을 위해서라도 증권업계의 자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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