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호재와 악재가 겹치며 최근 셀트리온의 주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을 필두로, 외국계 증권사 등이 개인의 불나방 투자 심리를 자극한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연합인포맥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셀트리온의 주가 변동성은 2015년 2월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셀트리온의 1월 주가 변동성은 70%에 달해 지난해 평균치의 세 배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5년 상장한 이후 역대 6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 하루 주가 변동성(고가와 시가의 차이를 전일 종가로 나눈 값)이 10%를 넘어선 날은 22거래일 중 총 5일이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사이 주가 변동성이 10%를 상회한 날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루에 주가가 급등락을 오간 날에는 금융당국의 발표 등으로 개인의 투자 심리가 크게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며 수급 개선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회계처리 이슈,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리포트 등은 악재가 되며 주가는 급등락을 오갔다.

지난달 셀트리온 주가가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인 날은 12일이다. 이날 하루 주가 변동 폭은 18%에 달했다. 전일 금융위원회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영향으로, 코스닥 지수가 급등하며 매수호가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29일에도 셀트리온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중 29만3천원대로 내려갔던 주가는 장 마감 직전 34만원 근처로 뛰어오르며 15%에 달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주말인 28일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직접적으로 어느 회사가 개발비를 자산에 포함하는지, 어떤 회사를 대상으로 실태 점검에 나설 것인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 셀트리온을 문제 삼은 바 있어, 화살은 자연히 셀트리온으로 향했고 주가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장중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한국거래소였다. 이은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셀트리온이 3월에 코스피 200지수에 편입될 것이라고 깜짝 발표한 영향이다. 예정되지 않았던 소식에 주가는 급등세로 전환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예고 없이 발표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운 점이 크다"며 "KRX 300 지수 편입 종목을 장 마감 후에 발표한 것처럼 장중에 고위 관계자의 중요 발언이 나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 운용사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관계자들에게 알려진 시점과 일반 공개 시점이 괴리가 있다면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금감원 직원의 가상화폐 투자를 두고 사전 정보 이용 논란이 일었던 사례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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