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뉴욕증시에 촉발된 주가 폭락세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공포 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이 미국의 긴축 발작을 우려한 일시적인 현상인 데다, 아직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나면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수석 스트래티지스트)은 6일 "힘든 구간이기는 하지만, 주식의 시대는 아직 안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변동성이 너무 없었던 해를 지나온 터라 연초 긍정시각의 쏠림이 너무 과했던 구간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교체 시기에 주가 급락이 나타나고는 하는데, 이번에도 이와 연관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시장은 항상 연준 의장이 교체될 때마다 일종의 '발작'을 일으키는데,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연준 의장이 바뀐 이후에 주가가 회복됐다는 점은 안도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강세장에서도 지수 기준으로 10%의 조정 국면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기준으로는 2,580, 코스피 기준으로는 2,350 수준이다.

그는 "떨어지는 칼날의 바닥은 돌아봐야 알지만, 공포가 극에 달할 시점의 지수가 이 정도 빠진 상황이라면 가격 조정이 과거만큼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2,450선 밑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할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신한금투는 이날 '미국증시 급락에 따른 긴급 시황 진단'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코스피 2,450선이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에 있고, 현재 글로벌 경기와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이 선을 밑돌 시에는 적극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논리다.

이 증권사는 최근 뉴욕증시 급락이 2013년 5월의 이른바 '버냉키 쇼크' 당시와는 다르다고 했다. 당시에는 미국 국채 10년 금리가 100bp 이상 급등하며 3%를 돌파했고, 이 영향으로 신흥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본격화했다.

당시 미국 경제 성장률은 1.7%, 물가 상승률은 1.5%에 불과했으나 올해 미국은 각각 2.7%, 2.2%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재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채무위기 해소와 중국의 공급자 측 개혁 등을 고려하면 신흥시장에서 추세적으로 자본이 빠져나갈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리 상승을 아직은 경기의 측면에서 봐야 할 때이며 주가 급락기에 저점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금리를 비용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보기보다 경기가 확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면서 "현시점이 털고 나가야 하는 장이냐 저점 매수해야 하는 장이냐를 두고 봤을 때는 후자가 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기준으로 10% 정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런 근거로 미국 금리 급등에다 글로벌 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이머징마켓에서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다만 코스피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조정 없이 상승한 미국 증시와 달리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낙폭이 과다한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주 말부터 미리 하락한 측면도 있어 지난주 빠진 것까지 포함해 10% 정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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