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외국인이 채권 현·선물을 추가로 매도하는지 등을 유심히 살피는 가운데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27일 1조6천억원 가량의 채권 현물을 매도한 데 이어 전일에도 1조4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팔았다.

채권시장에서는 템플턴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펀드가 추가로 현물을 매도할지를 두고 신경이 곤두서있다. 한 글로벌펀드의 매도가 채권시장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산술적으로 크지는 않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과의 금리차가 사라졌고 다른 중앙은행들도 통화 완화기조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통화정책 변화라는 큰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한미 금리차 역전이 자본유출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자본유출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은 이를 감당할 수준이라는 게 한은과 채권시장의 판단이다.

시장참가자들이 외국인 현물 매도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물의 매력 감소로 실제로 외국인이 이탈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시장은 수급에 의해 움직이지만 잠재적인 수급을 끌어내는 요인은 심리다. 반기말 윈도드레싱을 빌미로 가격을 끌어올리려고 했던 채권 매수심리는 외국인의 매도에 자취를 감추었다.

외국인은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6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규모로는 2만5천658계약에 달한다. 전일 10년 국채선물도 5천계약 넘게 팔았다.

외국인의 매도가 잠잠해진다고 해도 윈도드레싱 매수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금리는 이틀 연속 올랐다. 10년물은 2.01bp 상승한 2.2298%에 마쳤다.

양적 완화 종료에 대한 주요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기 싸움은 방향성을 타진하기 어렵게 만드는 재료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 양적완화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금리가 크게 오른 후 ECB 부총재가 진화에 나섰다. 그는 ECB 총재의 발언이 통화완화 축소 신호로 해석돼서는 안 되며, 연설은 이전 통화정책 관련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영란은행도 일부 통화정책 위원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지만 마크 카니 BOE 총재는 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내면서 의견 충돌이 생기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종료에 대해 격론을 벌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금융시장에는 하나의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긴축의 시기를 타진하는 만큼 격론이 벌어지는 동안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인식 또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소규모개방경제인 한국이 선진국 중앙은행들보다 먼저 액션에 나설 가능성에 베팅하기란 쉽지 않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지난밤 1,139.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44.00원) 대비 4.40원 내린 셈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43.95포인트(0.68%) 상승한 21,454.61에 거래를 마쳤다.

8월물 WTI는 배럴당 86센트(2.0%) 상승한 50센트(1.1%) 상승한 44.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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