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증시의 급격한 조정으로 '블랙 먼데이'를 맞았지만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급등세는 1,100원을 앞두고 물러났다.

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증시 발 패닉에 전일 대비 10.20원 변동 폭을 보였으나 종가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 대비 3.00원가량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0.2% 움직였다.

반면 전일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5%대 폭락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결과가 나왔던 지난 2016년 6월 24일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상하이증시는 전장 대비 3.35%, 국내 코스피는 1.54% 하락 마감했다.

주식 시장 낙폭에 비해 달러-원 환율의 변동폭이 제한된 셈이다.

시장의 심리가 호전된 가운데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대비 10.70원 하락한 1,080.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외환시장이 증권시장보다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과 정책적인 이벤트 등 복합적 요인을 더욱 고려하는 만큼 일시적인 증시 패닉에 따른 탄력성이 강하다고 봤다.

특히 각국 정치적 일정과 정책 당국자의 발언, 다양한 통화정책 움직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아 달러-원 환율의 상하방 압력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엔화의 경우 전일 급격한 리스크오프에 따라 강세를 띠었지만 일본은행(BOJ)이 자국 국채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지정가 무제한 국채 매입을 발동하고 있어 금리차에 따른 달러-엔 환율 반등 가능성이 여전하다.

유로화의 경우에도 정치적 일정과 관련한 상단 제한 요인이 남아 있다. 오는 3월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반유럽파 혹은 우익 연립정부의 집권 리스크 등이 시장에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어 이달 중반 이후 관련 이슈가 주목될 경우 유로화 강세가 완화될 수 있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엔의 이슈만 보더라도 BOJ의 국채 무제한 매입으로 금리를 일정 레벨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틀어막고 있어 미일 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달러-엔은 상승해야 맞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유로화의 경우에도 1.25달러선에서 기술적 저항선이 공고하고 유럽중앙은행(ECB) 경계와 선거 이벤트 등으로 유로화 상단이 가로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증권 자금의 경우 변동성에 기초한 리스크 모델을 적용한 컴퓨터 트레이딩에 따라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펀더멘털과 관련 없는 흐름이 나타나기 쉽다는 점이 주목됐다.

B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뉴욕 증시 하락은 컴퓨터 트레이딩에 따른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투자 심리도 다시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며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고 세계 경기가 좋아 최근 변동성에 대한 포지션 정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 급등세가 잦아들 것으로 보고 이후 단기 롱스톱 등으로 재차 1,080~1,090원대 박스권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의 주 재료는 주식 시장의 폭락이었는데 닛케이 지수도 다소 회복됐고 급한 포지션들이 정리됐다"며 "주식 시장이 더 망가지지 않는다고 보고 현재 가벼운 달러 포지션으로 리스크온을 다시 따라가면서 1,08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