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미국 증시 급락으로 변동성지수(VIX)가 안정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VIX(XIV)' 상품이 폭락하면서 하룻밤에 400만달러를 잃게 된 XIV 트레이더가 나왔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의 '트레이드 XIV 그룹' 게시판에 한 트레이더의 글이 올라왔다. 1천800명 이상의 XIV 트레이더들이 가입한 이 웹페이지는 XIV 상품 및 시장과 관련된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로 꼽힌다.

이 트레이더는 게시물에서 "(XIV상품의 폭락으로) 400만달러와 3년 동안 쌓아 온 실적, 다른 사람의 돈까지 다 잃어버렸다"며 "자살해야 할까"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릴카나라는 이름의 이 트레이더는 실제 수익률 화면을 찍어서 게시하고 "군대에서 모은 5만달러와 상속받은 소액, 나를 믿고 돈을 맡긴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150만달러의 돈을 3년 만에 400만달러까지 늘렸는데 한 번에 잃게 됐다"며 "투자자들은 내 가족과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벌면 멋진 집과 차를 사거나 부모님과 휴가를 가고 싶었지만 이제 다 사라져버렸다"며 진작 가족 및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지난 5일 미국 다우지수가 4% 넘게 급락한 여파로 '벨로시티쉐어즈 데일리 인버스 VIX 단기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은 한때 90% 가까이 폭락했다. 이 때문에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 상품의 구조가 지속될 수 없어 청산 중이라며 향후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XIV 상품은 VIX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때 수익을 내는 변동성 매도 상품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변동성 매도 상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늘었으며 XIV 등의 자산 규모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두 배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미국 CNBC는 미국 증시의 공포지수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XIV ETN에 자금이 대거 몰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금융상품이 됐다"고 지난해 7월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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