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증시 폭락 '외부 요인'으로 판단…개입 자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증시가 지난 며칠간 글로벌 증시 폭락세에 동반 급락했으나 정부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일 상하이증시는 3.4%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1.8%가량 하락했다.

중국 당국은 2015년 증시 폭락 이후 시장이 크게 요동칠 때마다 일명 '국가대표팀'이라고 불리는 국영 투자 펀드를 활용해 시장을 떠받쳐왔다.

하지만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최근의 급락장에서 이러한 정부 자금은 시장에 유입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시장 폭락이 역내에 국한될 경우에 한 해 개입에 나선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초상은행의 류 동량 선임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인 논리라면 국가대표팀이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가대표팀의 부재는 이번 매도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고, 역내의 금융불안 신호는 아직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국영 언론들도 이번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월가를 지목했다.

국영 신화통신은 미국 증시의 급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로 최근 가파르게 오른 지수가 조정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신은 "중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투자 심리에 희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도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익실현 압박이 커진 데다 최근 몇몇 중소형 기업들의 실적 경고, 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거래를 10거래일 연속 중단해 시중에서 1조3천7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흡수했다.

과거 당국의 빈번한 개입은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확대한다는 오명을 얻었으나 개입은 작년까지 지속했다.

작년 상하이증시가 1% 이상 등락한 경우는 단 12일로, 2015년의 141일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상하이의 한 대형 증권사의 매니저는 "전날 상하이증시가 3% 이상 하락해도 고객 중에 욕설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는 모두가 미국 문제로 촉발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만약 당국의 잘못이나 역내 문제로 폭락이 촉발됐다면 누군가는 한바탕 소동을 피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가 최근 너무 가파르게 올라 이번 조정을 오히려 당국이 환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에 있는 소형 투자은행 챈슨앤코의 션 멍 디렉터는 "중국 시장은 약간 과열됐으며 당국이 (이번 급락을) 풍선의 바람을 뺄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홍콩 증시도 크게 흔들리자 본토 투자자들은 교차거래를 통해 홍콩 증시, 그중에서도 중국에 동시 상장된 종목에 대거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증권의 장강 애널리스트는 "이는 본토 투자자들이 글로벌 매도세가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라며 "홍콩에 상장된 더 싼 중국 주식을 저가 매수한다는 것은 중국 시장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