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주식연계채권의 발행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 금리인상 기조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636)에 따르면 올해 1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관련채권의 발행물량은 총 2천84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증가한 금액이다.

세계적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채권금리 또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연계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을 중심으로 국내까지 금리인상 이슈가 불거졌다. 올해도 미국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상승기조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2.242%로 연초 대비 12bp 상승한 수준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낮추기 위해 회사채를 선발행하거나 장기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최근엔 중위험 중수익의 이른바 메자닌채권이 투자대안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듀레이션 위험이 낮고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는 메자닌 채권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회사채 발행시장 양극화에 따른 메자닌 채권 발행 확대와 한국형 헤지펀드 활성화에 따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줄곧 CB를 활용해오던 KCC가 간만에 회사채시장에 나오는 것도 금리 인상기를 고려해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식관련채권은 비우량 신용등급기업들을 중심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캐리전략에 따른 BBB급 회사채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증권사 리테일 물량 비중이 높을 것으로 파악되면서 자금조달방식에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김선주 SK증권은 "주식 수익률이 뒷받침된다는 전제가 있을 때 주식관련채권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무상황이 안 좋거나 기업 규모가 작은 기업 위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금리가 올랐을 때 기업들이 CB나 BW를 사용할 만한 대응책으로 본다"며 "주식과 연계된 사채를 발행하는 경우 대기업에 해당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CB나 BW도 결국 금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리해서 발행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경우 회사채를 공모방식이 아닌 사모방식으로 발행하는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모방식은 공모방식과 달리 기업의 중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고 소수의 투자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라도 자금 모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BBB급뿐 아니라 A급 이상 기업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취약업종이나 정보공개를 꺼리는 업체들의 사모 발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아울러 향후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회사채 선발행에 대한 니즈도 꾸준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경기가 호전될 경우 크레디트채권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시장금리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뒷받침될 때 회사채를 서둘러 발행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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