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하림그룹이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약 4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가운데 엔에스쇼핑 등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번 투자를 주도하는 엔에스쇼핑의 재무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양재동 부지매입 등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 하림그룹 계열사 자금조달…"하림 푸드 콤플렉스 건설목적"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식품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3만주가 새로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100만원이다. 하림식품 최대주주는 엔에스쇼핑(지분율 100%)이다.

엔에스쇼핑은 하림식품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담보로 KB국민은행에서 326억9천400만원을 차입했다. 담보한도는 1천560억원이다.

하림그룹 계열사가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HMR 제품을 생산하는 '하림 푸드 콤플렉스(Harim Food Complex)'를 건설하기 위한 조치다.

하림그룹은 전북 익산시 함열읍 익산4산업단지에 하림 푸드 콤플렉스를 짓고 내년 말 HMR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총 투자규모는 약 4천억원이다.

하림 푸드 콤플렉스는 공장 3곳, 물류센터, 오피스로 구성된다. 1공장, 2공장, 물류센터·오피스는 하림식품이 짓는다. 3공장은 HS푸드가 건설한다.

하림식품은 엔에스쇼핑의 100% 자회사이며, HS푸드는 하림식품과 일본 식품회사가 5대5로 설립한 법인이다. 하림식품과 HS푸드는 기업규모가 크지 않고 자금여력도 부족하다.

사실상 모회사인 엔에스쇼핑이 이번 투자를 주도하는 셈이다.

◇ 엔에스쇼핑, 재무안정성 악화 우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투자로 엔에스쇼핑의 재무안정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엔에스쇼핑의 100% 자회사 하림산업이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약 4천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엔에스쇼핑 차입금이 증가한 탓이다.

실제 하림산업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4천800억원을 조달했다. 엔에스쇼핑은 유상증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자금과 사채(1천800억원), 금융권 차입(1천300억원) 등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엔에스쇼핑의 순현금 구조는 순차입 구조로 전환됐다. 엔에스쇼핑 총 차입금은 2014년 12억원, 2015년 0원, 2016년 3천95억원, 작년 3분기 2천911억원을 기록했다.

엔에스쇼핑의 차입금 의존도는 약 35%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감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평균 22.8%다.

엔에스쇼핑의 이자 부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2014년 1억6천67만원에서 2016년 54억129만원으로 늘었다. 엔에스쇼핑은 작년 1~3분기 이자비용으로 65억1천788만원을 냈다.

이 때문에 향후 하림 푸드 콤플렉스 투자로 엔에스쇼핑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엔에스쇼핑과 자회사가 하림 푸드 콤플렉스 투자를 주도하게 된 것은 HMR 사업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에스쇼핑이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한 것은 차입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하림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지원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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