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들이 올해 코스피 주식을 팔고 코스닥을 집중 매수했다.

미국 증권 시장 약세 추세에서 상대적으로 코스닥 낙폭이 컸고,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 도입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연기금이 코스닥을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연합인포맥스 매매 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과 이달 각각 583억 원, 395억 원어치의 코스닥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나, 연기금이 꾸준하게 코스닥 주식을 매수했다. 코스닥이 3.29% 하락했던 7일에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연기금은 지난달과 이달 코스피에서 각각 3천802억 원, 1천876억 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연기금 수익률 '효자' 노릇을 했던 삼성전자 주식도 연기금은 올해 들어 총 3천46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본격화하자 연기금들도 시장 트렌드에 맞춰 코스닥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연금 등 주요 공적 연기금들은 올해 들어 수백억 원대의 자금을 코스닥 등 중·소형주에 집행한 것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 기금평가 지침을 개정해 연기금 코스닥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연기금 운용상품집중도에서 국내주식형을 코스피 주식과 코스닥 주식으로 구분하기로 했는데, 이 때문에 코스닥 투자를 늘리면 기금평가에서 유리해진다.

정부는 또 연기금 국내주식 위탁 유형에 '코스닥투자형'을 신설하도록 권고한다. 코스닥의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차익거래도 연기금에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연기금들이 구조적으로 코스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통합지수 'KRX300'을 준비하면서, 시장에서도 연기금 코스닥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KRX300은 코스피 232개, 코스닥 68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코스닥 종목은 통합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6.5%로 이뤄진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은 현재 국내주식 포트폴리오 중 2~3%가량인데, 통합지수가 도입될 경우 연기금 코스닥 투자 증가가 시스템적으로 발생한다.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코스닥이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정부 정책 효과로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의 CIO는 "코스닥이 글로벌 주식 시장 중에서 최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며 "KRX300 지수 도입도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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