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가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밀려 1,080원대로 밀리는가 하면, 주식 시장만 쳐다보다가 아시아 통화에 갑자기 연동하기도 했다.
외환딜러들은 최근의 급변동 장세에서는 액션 플랜을 잘 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하게 가격을 추종하는 거래는 지양하고, 포지션 진입 레벨과 정리 구간을 명확하게 한 뒤 손실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수익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흐름을 거의 대칭적으로 따라갔다.
전일보다 상승 출발한 달러화는 코스피 영향에 오름폭을 줄이며 장중 하락 전환하기도 했지만, 1,080원대 중후반에서 아시아 주식 시장 불안에 반등했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역외 달러-위안(CNH)에 빠르게 연동하며 1,090원 선으로 뛰었다. 달러-위안화가 6.37위안을 웃돌면서 아시아 통화의 동반 약세 현상이 빚어졌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너무 힘들게 움직이고 있다"며 "어제는 몇 번이나 포지션을 반대로 꺾었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롱(매수) 포지션을 들고 있더라도 잘 빠져나와야 하고, 중간에 차익 시현(PT)과 롱 스톱(포지션 정리)을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며칠 전 오버나잇(장중 포지션을 다음날까지 보유)으로 롱 포지션을 가져가다가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다"며 "주위 딜러들 대부분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 은행 딜러는 "시장은 연초에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올해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91.50원에 종가를 형성한 지난 6일에 구축됐던 롱 포지션이 7일 장중에 대거 청산됐다는 얘기다. 7일 개장 가는 1,082.00원이었다.
특히 최근 서울 외환시장의 심리가 롱으로 기울고 있는 와중에 수급적인 이유로 달러-원 환율이 장중에 오르지 못하면서 딜러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중공업체의 선박 수주 소식이 심심찮게 나오는 가운데 설 명절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꾸준하게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 플레이어들의 짧은 롱스톱이 유발되기도 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포지션을 길게 가져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급등락을 잘 견뎌내고 롱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결국 방향에 맞지 않느냐는 견해다.
D 은행 딜러는 "미국 증시 흐름을 보면 안전자산회피(리스크오프)가 강하다"며 "최근 미국과 일본의 행보를 볼 때,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짧게 보다 보면 수익 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크지 않은 규모라도 다소 길게 가져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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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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