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긴축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함께 휘둘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며칠 동안 주식시장의 흐름에 연동됐지만, 이날은 트리플 약세가 나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이 네 차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 조정 장세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미국이 아닌 영국발 조정이었다. 영란은행(BOE)은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했다. 하지만 내용은 사뭇 달랐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경제 성과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통화정책은 광범위하고, 더 이르게 긴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않아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금융시장이 잔뜩 움츠러든 상황에서 영국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시장안정 발언에 나섰지만, 금리 상승을 막을 수 없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시장 조정이 다른 금융여건으로 전이되지 않았지만,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10년물은 0.88bp 하락한 2.8284%, 2년물은 2.02bp 내린 2.1054%에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2.884%까지 오르는 등 주가 하락이 반드시 채권시장에 호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미 증시는 장중 조정을 계속 받다가 장 막판에 한 차례 더 고꾸라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32.89포인트(4.15%) 내린 23,860.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75%, 나스닥지수는 3.9% 하락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1.9% 반영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결국 문제는 유동성이라고 말한다. 주식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도 결국 유동성이다.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이 풀어놓은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중앙은행은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모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현재 받는 조정이 단순히 가격이 너무 높아진 데 따른 조정인지, 유동성 축소에 따른 패닉의 서막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채권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지에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고, 역송금 수요에 달러-원 환율도 올랐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채권 현물을 9조 원 넘게 사들였다. 전 거래일에도 1천868억 원을 순매수했다. 아직은 이탈 조짐이 없는 셈이다.

다음 주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앞두고 해당 지표물과 국채선물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입찰을 진행하는 국고채 전문딜러(PD)의 헤지 움직임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4센트(1%) 내린 61.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097.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7.90원) 대비 9.60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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