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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은행권 채용비리 상흔이 더 짠한 이유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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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2.09  09: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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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당국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주요 은행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도 당국 고발에 지체 없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당국과 사정 당국의 발 빠른 움직임과 별개로 취업의 고배를 마셨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은행권 채용비리보다 충격적인 뉴스는 최근 아마 없었을 것이다. 특히 은행 입사를 준비했던 취업준비생이라면 그들이 받았을 아픔은 아마 우리 어른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게 분명하다.

    이달 초 연합인포맥스의 수습기자로 입사한 젊은 예비 언론인들도 은행권 채용비리 뉴스를 접하고 "이건 사기다", "공개채용의 뜻도 모르는 후안무치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취업준비생이었던 이들을 통해 은행권 채용비리가 우리 사회 취업준비생들에게 던진 충격이 얼마나 컸던 것인지 미뤄 짐작할 만하다.

    한 수습기자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허탈함도 위로받아야 하겠지만 자기 자녀들을 위해 취업부탁 하나 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힘없는 부모들의 마음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듣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우리 사회의 영향력 있는 인물과 금융권의 임원 자식이나 친척 등이 공정한 룰을 파괴하고 경쟁 없이 은행 입사 관문을 통과했다는 뉴스를 접한 힘없는 대다수 대한민국의 보통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회적 분위기는 사실 없었다. 언론도 취업준비생들의 입장만 대변했던 게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은행 관계자들이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점이다.

    채용은 민간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부분인데 왜 금융당국에서 문제 삼느냐며 오히려 불쾌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하나은행에서는 공채 시 직원이나 거래처, VIP 고객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추천받은 인원에 대해 서류전형을 자동통과 시켰고.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대학 및 위스콘신 대학 등 특정 대학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조정해 합격 이들을 최종 합격시켰다.

    국민은행 역시 VIP 명단을 만들어 별도 관리하고, 윤종규 회장의 종손녀가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도 전형별 '제로베이스'라는 평가 관행 덕분에 최종 4등으로 합격하는 등 특혜채용 정황이 드러났다.

    은행은 이러한 사실 하나하나에 반박만 하고 있을 뿐 반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검찰 수사와 1심 재판 결과가 나오면 금융당국의 채용비리 검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도 자신들이 지켜야 할 CEO가 해임될 것이 두렵기 때문일 뿐 속마음은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있을 것이라 믿어보려 한다. 그들(은행원들)에게도 취업을 앞둔 장성한 자녀들이 있을 터이고, 자녀들이 공정한 경쟁하에서 당당한 사회인이 될 것이라 믿는 보통 대한민국의 부모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용비리에 대한 은행의 해명과 변명이 더 구차하게 느껴진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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