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쇼핑이 지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며 영업이익이 30% 이상 급감했다.

올해 역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가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실적 부진을 만회할만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IFRS 연결기준)은 18조1천799억원으로 전년대비 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천303억원으로 전년대비 31% 줄었다.

특히 당기손익은 2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206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국내 백화점과 마트는 물론 해외부문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국내 주요 유통업체 가운데 사드 여파에 따른 영업 타격이 가장 컸다. 이는 다른 업체에 비해서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각 사업부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백화점이 3조2천40억원의 매출에 그치며 전년대비 60.1% 감소했고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트부문 역시 6조5천770억원 매출에 그쳐 전년대비 19.8% 줄어들었다.

그나마 롯데하이마트만 매출액이 4.1% 늘어난 4조990억원을 나타냈다. 슈퍼 부문도 매출액이 5.4% 감소했다.

유통업계 특성상 매출액이 크게 줄어들며 영업이익 감소폭도 커졌다.

영업이익에서 백화점이 3천960억원으로 35.6% 감소했고 마트는 2천290억원 적자로 전년도에 이어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특히 마트 부문은 해외에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올해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내 롯데마트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측은 지난해에도 영업정지에 따른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다. 롯데는 중국 롯데마트 99개 가운데 87개가 영업정지가 진행 중이고 지난해에만 2천4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을 진행하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드 영향에 따라 중국의 기존점이 역신장했다는 점이 해외 영업실적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라 롯데쇼핑에 대한 시장 평가도 부정적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정지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며 "추후 마트 매각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겠지만 실제 달성 여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마트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다고 해도 국내 백화점과 마트의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특정매입 상품 판매액을 수수료 수익으로만 인식하는 새로운 회계제도(K-IFRS 1115호)를 지난해 회계연도부터 도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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