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석유화학업황의 호조 등에 힘입어 나란히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두 기업이 각각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한화케미칼을 포함한 화학 3사의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6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각각 2조9천285억원과 2조9천27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각각 33.2%와 15.1% 증가한 수준이다.

두 기업 모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당기순이익에서도 전년 대비 24.2% 증가한 2조2천811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 추정치인 7천941억원을 감안하면 화학업계 빅3의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6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아울러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차이는 불과 8억여원에 불과해 언제든 업계 1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화학업계 맏형인 LG화학은 지난 2016년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롯데케미칼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해 연간으로 실적 정상을 되찾았다. ABS 등 기초소재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가 호실적을 떠받쳤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환경규제와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 증가 등 견조한 수급 상황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올해는 대내외적인 변수로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우호적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추진 중인 신규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석유화학업황은 미국 ECC(에탄분해시설) 가동 지연과 중국 환경규제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 1분기에는 화학제품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 기대감과 일회성 비용 및 비수기 요인 등 제거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나아질 전망이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실적은 전지 부문의 성장률에 달렸다는 평가다.

휴대폰 배터리 다변화로 소형전지 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대형전지 또한 전기차시장의 확대 가능성과 폴란드 공장 가동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화학과 전지 외 생명과학 등 사업 다각화로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갖췄다. 팜한농은 성수기를 맞아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올해 시설투자(CAPEX)로 전년 대비 52% 증가한 3조8천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기초소재부문의 고부가사업과 자동차전지, 소형 및 ESS전지 등에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증설 완료된 타이탄 NCC(납사분해시설)와 ABS 등의 실적이 올해 반영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말레이시아와 여수NCC, 미국ECC 증설도 완료를 앞두고 있다. 환율 하락 등 요인이 변수로 지적되는 반면 제품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스프레드 회복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전기차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 향후 2~3년간 화학 사이클이 개선됨에 따라 LG화학의 실적 또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C 타이탄 설비가 증설 이후 정상 가동되고, 롯데첨단소재의 ABS, PC 등 수익성이 향상됨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년 연속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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