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쓰이는 LTPS(저온폴리실리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아이폰X의 OLED 물량을 모두 뺏긴 LG디스플레이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9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용 LTPS 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16%로 전년보다 4%포인트 낮아져 3위로 떨어졌다.

중국의 티안마(Tianma)가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출하를 늘리면서 점유율 17%로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 2016년 11%였던 점유율이 한 해 사이에 6% 포인트 높아졌다.

1위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점유율은 26%를 나타냈으나 전년대비 점유율은 10%나 빠진 것이다. 4위인 샤프의 점유율은 13%로 1%포인트 빠졌다. 5위는 중국의 BOE로 점유율은 9%를 기록했다.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하는 모바일용 LTPS LC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21% 늘어난 6억2천만대로 집계됐다.

애플 아이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구현에도 쓰이는 LTPS LCD는 LG디스플레이의 주력 판매 제품군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X을 출시하면서 디스플레이를 OLED패널로 바꾸고, LTPS LCD 패널을 채택하는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업체들이 자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서 LG디스플레이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

IHS마킷의 하야세 히로시 시니어 디렉터는 "LTPS는 스마트폰 고해상도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며 각각의 팹에 매우 복잡한 LTPS 제조과정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 측면에서 일본과 한국이 중국업체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LCD 제조업체인 티안마나 BOE 등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엄청난 수요를 떠받칠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LTPS 기술을 따라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모바일용 AMOLED 패널 출하량은 아이폰X에 채택됐음에도 3% 늘어난 4억200만대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가 이르면 올해 안에 애플 아이폰X이나 후속작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플라스틱 올레드(POLED)는 당초 예상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다. 이미 투자가 완료된 E5는 여전히 생산성 문제를 갖고 있고 하반기에 양산할 예정인 E6의 품질 수준도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형 OLED와 모바일용 POLED에 오는 2020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OLED의 수율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고 고객사를 확보하지 않으면 모바일용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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