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해외매출 비중이 큰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작년 4·4분기 실적으로 체면을 구겼다. 해외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축소로 영업실적이 부진한 데다 환차손까지 겹치며 이익의 폭을 줄였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실적을 공시한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해외매출 비중이 큰 대형 상장건설사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모두 시장 기대치에 미달했다.

가장 선전한 곳은 GS건설이다. 시장 기대치 1천217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영업이익 1천30억원으로 선방했다. 다만 금융비용 등으로 당기순손실 880억원을 입은 것이 흠결이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2천20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3천425억원에 1천억원가량 부족했고 대림산업은 영업이익 92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1천668억원을 밑돌았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시장기대치 306억원에 못 미치는 68억원을 신고했다.

가장 충격을 던진 곳은 대우건설이다.

올해 영업이익 7천억원을 바라보던 대우건설은 작년 3분기 카타르 현장의 원가율 상승으로 컨센서스 2천213억원의 절반 수준인 1천138억원을 신고하며 한차례 주춤했다. 이어 4분기에는 1천432억원 영업적자로 시장에 충격을 던지며 한창 진행 중이던 대주주의 보유지분 매각 작업마저 중단시켰다.

세전이익과 영업이익의 격차가 큰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대건설의 작년 4분기 세전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0% 수준이고 대림산업은 683억원 적자, 삼성엔지니어링도 270억원 적자를 봤다.

연말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영업 외 비용을 늘리며 세전이익을 갉아먹었다.

현대건설의 작년 4분기 환차손은 1천100억원, 대림산업은 390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은 63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월 3일 1,211.8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을 타 올해 1월 8일에는 1,058.80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연초 대비 13%가량 떨어진 셈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연말 원화가치가 급등하며 해외매출이 큰 대형건설사에 일시적으로 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부상 손실에 그치고 있다지만 준공 기일까지 환율 수준이 회복되지 못한다면 실제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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