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작년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올 초 전 직원들에게 기본급 200%를 지급했다.

하나카드가 직원들에게 기본급 10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지난 2014년 12월 통합법인(하나SK카드+외환카드) 출범 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기존 성과급 대상이 아니었던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과 같은 200%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파견직 근로자들에게도 작년 상반기 임금인상분 반납분을 활용해 1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하나카드가 비정규직자들에게 성과급을 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천64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보다 40.7% 증가한 수치로 통합 카드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작년 하반기에 시행된 가맹점 수수료 하락 요인에도 외환카드와 직급 및 임금체계 통합에 따른 비용 효율화, 신용판매 증가로 역대급 순익을 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기본급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관리자급 이하 직원은 현금으로 200만 원을 더 받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연말 노사합의를 통해 특별보로금과 초과이익분배금(PS·Profit Sharing) 등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매년 받는 PS보다 100% 정도 많은 수준이며, 특별보로금까지 더하면 통상 1천만 원 안팎 가량 된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2조36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대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

이 같은 실적은 주력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이끌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4분기 5천903억 원을 포함해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1천35억 원을 달성했다.

이자이익(5조1천95억원)과 수수료이익(2조260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 또한 전년말 대비 11.4%(7천330억 원) 증가하며 지주사 설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전년 말 대비 68.8% 증가한 1천463억 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부서별로 최대 200~300%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생명과 같은 비주력 계열사들의 경우에도 내달께 100% 안팎의 성과급과 특별보로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후한 성과급을 지급한 데에는 최대 실적 요인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노조와의 갈등을 잠재우고 지배구조·채용비리 논란 등으로 어수선해진 조직 추스르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사측이 임금을 미지급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5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고발하고 진정을 제기했다.

그러다 함영주 행장이 그간의 갈등에 대한 유감을 표명함에 따라 법적 대응을 거뒀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특별보로금 200만 원의 경우 노조가 진정했던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차원에서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또 지난달 김정태 회장이 3연임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셀프연임' 논란으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겪으며 지배구조 문제가 대두했고,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한 하나은행 직원은 "올 초부터 회장 연임 문제로 은행 안팎이 시끄러웠는데 채용비리까지 터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더욱 안 좋아졌다"며 "(최대 성과급 지급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직원들 다잡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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