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란 명칭을 처음 사용한 경제학자가 이들의 움직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채권 자경단이란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고 판단되는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국채를 매도함으로써 항의하는 투자자로, 지난 1984년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가 만든 용어다.

야데니는 11일(현지시간) CNBC를 통해 "채권 자경단은 더는 갇혀 지내지 않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자유롭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이들은 일정 부분 중앙은행에 갇혀 있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하며 채권금리를 끌어내렸고, 그 뒤로는 많은 양의 채권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연준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동시에 보유자산도 감축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감세 법안이 통과된 데다 대규모 지출 협상도 타결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야데니는 "이제는 사람들이 국내 상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어쩌면 채권금리는 더욱 올라야 할 수도 있다고 그들은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자경단은 안장 위에 올라 더욱 높은 곳(높은 채권금리)에서 말을 타려고 한다"며 "이 패거리는 준비됐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과 연방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정책 등에 항의하는 투자자가 채권금리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경단이 마지막으로 크게 활약했던 것은 지난 클린턴 행정부 때로, 당시 채권시장의 매도세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예산 안건의 지출 정도를 낮춘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총 3천억달러를 지출하는 방대한 예산안에 서명했다. 작년 연말에는 공화당의 감세 법안이 제정되어 향후 10년간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1조달러 이상 추가됐다.

야데니는 이런 재정 적자가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확신하지 않았다.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재정적자가 실제 채권금리를 결정할 때 생각만큼의 영향력이 있지는 않았다"며 "실제로는 인플레이션 영향이 훨씬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장 반등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면서도, 채권자경단의 압력 등으로 10년 국채금리는 궁극적으로 3%나 3.5%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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