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평화 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서울외환시장에서 북한발 리스크가 상당 부분 약화됐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 프리미엄(화면번호 2485·마르키트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 거래일 5년 기준으로 57.06을 나타내며 전일 대비 4.49% 상승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일 북한 열병식이 있었지만 북한 측이 기존보다 작은 규모에 녹화 방송으로 조용하게 진행했고 CDS 프리미엄이 잠깐 하락하기도 했으나, 리스크 오프가 유지돼 재차 반등한 셈이다.

연초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와 남북 화해 무드로 지난달 16일 42.55까지 떨어졌던 CDS프리미엄은 미국 물가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로 반등해 지난 2일 50bp대로 올라섰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남북 간 화해 무드로 인한 '컨트리 리스크'가 대거 약화했음에도 미국과 일본의 대북 압박 가능성이 여전해 북한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북한 정권의 선전과 가식이 문제없이 국제무대에 퍼지도록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는 김 씨 정권의 억압과 위협을 못 본 척할 수 없다"고 적었다.

지난 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펜스 부통령은 도쿄 총리관저에서 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포기를 위해 미·일, 한·미·일이 공조해 압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 등 표면적으로 북한과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듯하나 미국의 대북압박은 심화되고 있다"며 "금융 지표들은 대북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지 않으나 미국의 대북 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북한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딜러들은 현재 '평창의 봄'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약화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달러-원 환율이 하락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전 거래일 마감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1,085.00원에 최종호가된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 11분 전 거래일 대비 10.20원 급락한 1,081.90원까지 저점을 낮춘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친서를 전달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북한 측에서 친서를 전달했고 유화적 제스처를 충분히 취했다고 본다"며 "고위급, 실무자 회담 거치는 등 남북정상회담까지 가려면 1년 정도 걸리겠지만, 그 배경이 마련됐다는 것만 해도 훨씬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문 대통령의 평양 초청도 있어 현재까진 북핵 관련 리스크는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며 "미국 등 다른 국가 스탠스가 우려되긴 하지만 컨트리 리스크가 많이 완화돼 NDF 가격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올림픽 이후 주요 강대국들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가 남아있는 만큼 향후 불안 심리가 부각될 여지에 단기 하단은 1,070원대에서 지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C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북한과 화해 무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금까지 나온 발언을 보면 올림픽 이후에 강경한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어필하고 있어서 부담스럽다"며 "일단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것으로 봐야겠으나 달러-원 하단은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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