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캐나다에 이어 한국-스위스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서 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주목받고 있다.

기축통화(Key Currency)는 국제 무역거래 또는 금융거래에서 결제의 기본이 되는 통화다.

금융위기가 와도 가치가 급락하기보다 통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외환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

◇스위스프랑 '미국 환시개입용 통화'

스위스가 캐나다 다음 순위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에 유리했던 이유는 각각의 외환보유액 운용시 상대국 통화표시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우리나라에 2016년말 기준 45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주요국 투자규모 8위를 나타냈다.

양국 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외환보유액 운용 관련 공동워크숍을 매년 개최해왔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1인당 GDP가 세계 2위(2015년 기준 1위는 룩셈부르크)로 국가나 금융산업 경쟁력이 세계 최상위권인 스위스의 프랑은 역사적으로 핵심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한은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국제통화시스템에서 핵심 안전통화로 기능해왔다"며 "196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브레튼우즈체제의 존속을 위해 달러화 가치 안정 도모 목적으로 스위스중앙은행(SNB) 등 9개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라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당시 스위스프랑은 미 연준의 환시개입 통화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미 연준은 주로 SNB로부터 스위스프랑을 조달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화 가치를 유지했고, 스와프 한도가 소진되면 국제결제은행(BIS)를 통해 스위스프랑을 우회조달했다.

스위스프랑은 미국의 환시개입용 통화로 사용되면서 국제통화시스템 안정을 위한 핵심통화로 자리매김했다.

◇캐나다달러 "외환보유액 구성 세계 5위"

캐나다달러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 구성과 국제결제 비중에서 5위를 차지하는 통화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구성 비중은 미 달러화 63.8%, 유로화 19.9%, 엔화 4.6%, 파운드화 4.4%, 캐나다달러화 1.9% 순으로 이뤄져 있다.

국제 결제비중도 2017년 9월 기준 미 달러화(39.8%), 유로화(33.1%), 파운드화(7.4%), 엔화(3.1%), 캐나다달러화(1.9%) 등이다.

외환거래 규모도 세계 6위권이다. 2016년 4월 BIS 조사 기준으로 미달러, 유로, 엔화, 파운드화, 호주달러에 이어 캐나다달러가 5.1%를 나타냈다.

한은은 캐나다달러는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6대 기축통화 중 하나인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6대 기축통화는 미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스위스프랑화, 캐나다달러화, 일본 엔화다. 이들 국가는 G7국가이자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A)를 부여받은 점에서 강한 외환부문 안전판으로 볼 수 있다.

◇한은 "6개 기축통화국 간 통화스와프 네트워크 간접 효과"

한은과 기재부는 캐나다달러, 스위스프랑 통화스와프가 6개 기축통화국간 통화스와프 네트워크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누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럽, 일본, 영국, 캐나다, 스위스로 구성된 통화스와프 네트워크는 금융불안시 상설 통화스와프를 통해 각국의 통화가치 안정에 상호협력하는 구조다.

이처럼 견고한 네트워크에 포함된 캐나다달러로 이뤄진 통화스와프는 우리나라 외환부문 안전망을 더욱 탄탄하게했다.

금융안전망은 외환보유액, 양자간 통화스와프와 다자간 통화스와프, 마지막으로 거의 쓰지는 않지만 IMF대출제도등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4천억달러를 눈앞에 둔 상태다.

외환보유액이 4천억달러를 웃돌 경우 당장은 외화 곳간이 채워졌다는 인식을 주겠지만, 한편으로는 4천억달러선이 무너지면 불안해질 수 있다.

기축통화 통화스와프는 이런 불안도 사전에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셈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12일 "6개 기축통화국 통화스와프 네트워크에 포함된 나라와 통화스와프를 맺은 것은 그만큼 안정적인 상대국이라는 의미"라며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외환보유액과 달리 통화스와프는 기회비용 없이 선진국 중앙은행과 금융협력을 통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비수단을 갖춘 셈"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