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삼성그룹 주요 금융 계열사 중 유일하게 CEO(대표이사) 인사를 결정하지 않은 삼성카드 경영진 인사에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카드의 원기찬 사장은 아직 임기가 남은 만큼 2018년 정기 인사의 단행 여부가 원 사장 체제 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전망이다.

13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비롯해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계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을 거처 차기 CEO를 내정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아직 임추위의 소집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임추위를 소집하지 않은 만큼 삼성카드는 원 사장 체제로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늦어도 이번 주 중 임추위가 소집되지 않으면 원 사장의 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특히, 삼성그룹 주요 금융 계열사들이 차기 CEO를 내정하고 임원 인사를 단행한 만큼 삼성카드의 2018년 정기인사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기 경영진의 인사를 앞두고 핵심 임원인사를 단행하기 어려운 만큼 정기 임원 인사는 앞으로 삼성카드 경영 전략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주 삼성카드를 제외한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의 대표 내정은 끝났다.

삼성생명은 현 대표이사인 김창수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현성철 삼성화재 부사장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고 삼성화재도 최영무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삼성증권은 신임 사장에는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내정됐고 전영묵 삼성증권경영지원실장은 삼성자산운용대표로 내정됐다.

사장단 인사가 끝나고 나서 삼성생명은 김학영 전무와 이승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2명과 전무 6명, 상무 8명 등 총 16명이 승진했다.

삼성화재도 이범, 장석훈 부사장이 승진하는 등 부사장 2명, 전무 4명, 상무 승진 8명 등 총 14명이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 사장은 2020년에 임기가 끝나는 만큼 직무를 지속하기 위해 따로 임추위 등 다른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며 "CEO가 바뀌기 직전에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만큼 삼성카드가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 원 사장의 임기가 보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CEO의 변경은 임추위를 거쳐 주주총회 전에 미리 공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가 넘어가면 물리적인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원 대표 취임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5천56억 원으로 전년보다 17.3% 증가했다.

매출액은 3조 8천999억 원으로 12.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천867억 원으로 10.7% 증가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서는 변수가 많지만, 아직 주요 경영진 인사와 관련한 임추위 등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원 삼성카드 사장은 창립 30주년을 맞는 올해를 일류 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원 사장은 신년사에서 "창립 30주년을 맞은 2018년, 디지털 DNA를 바탕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해 미래를 선도하는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 과감히 탈바꿈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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