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대신증권이 자회사로 인해 실적 변동 위험에 노출됐다. 자회사 대신F&I가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기 힘든 초고가의 대규모 고급 주택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은 지난주 회의를 소집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나인원 한남'에 대한 분양보증 거부 결정을 내린 데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대주단이 상환을 요구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투자 자체에 대한 검토라기보다는 사업성이 덜 떨어지는 방법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인원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대신F&I는 대신증권 전체 세전 이익의 4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F&I는 최근 부실채권(NPL) 부문의 수익성이 둔화하자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섰고, 이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신감에 찬 대신F&I 달리, 업계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원가만 1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고, 후분양에 나서게 되면 공사비나 이자비용 등 초과 비용 발생이 우려된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대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분양수익 감소 정도에 따라 대신F&I가 후순위대여금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대신증권의 재무지원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분양보증 거부 결정 소식이 전해지고서 대신증권 주가는 4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에 제출한 분양가도 당초 계획보다는 낮아진 것으로, 이에 따라 2천억원가량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알려졌다"며 "분양가가 여기서 10% 이상 더 낮아지면 수백억원, 많게는 천억원까지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인원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대신증권의 실적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해당 프로젝트에 따른 수익 인식 시기도 당초 기대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대신F&I는 고유 사업인 NPL 비중은 감소시켰고, 부동산 개발사업에서의 이익 실현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수익성이 저조해지면 대신증권의 연결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률 70%가 손익분기점인데, 부동산 규제로 우려감도 짙다"며 "분양률 70%를 가정하면 분양 후 5천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 발생이 기대되지만, IFRS 15 도입으로 내후년에나 대신증권의 수익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