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대우건설의 주가가 14년 만에 4천원대로 떨어지면서 바닥 논란에 휩싸였다. 어닝쇼크(실적 충격)와 대주주의 보유지분 매각 무산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개선된 이익률에도 저평가가 심해 반등의 여지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와 향방이 주목됐다.

13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종목시세 일별 추이(화면번호 3121)를 보면 대우건설의 주가는 전일 4천9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004년 9월 마지막 거래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4천원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3만원을 터치하기도 했던 대우건설의 주가는 세월을 거슬러가고 있다.

커지는 신용 우려와 주가가 반비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작년 4·4분기에 1천400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 현장에서만 3천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 2016년 말 잠재적 부실을 한꺼번에 정리하는 빅배스를 단행한 이후 흑자기조를 이어가지 못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대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로 올려놨는데 현재 신용등급(A-)에서 더 떨어지면 창사 이래 가장 낮은 신용등급이 된다.

올해 들어 16%를 넘겼던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이제 12.47%까지 내려왔다. 기관도 매도에 동참했다. 개인이 엿새째 매수세를 진행하며 그나마 주가를 받치는 상황이다.

줄곧 내려가는 주가에 바닥이 어디냐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진다. 일부에서는 해외 프로젝트에서의 추가 손실 가능성, 재매각 추진의 불확실성 등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하지만, 펀더멘털만 보면 지금 사도 나쁠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작년 연간으로 보면 4천373억원의 영업이익을 쌓았다. 목표치인 7천억원에 미달하긴 했지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3.7%로 3년 만에 최고다. 매출총이익률이 가장 높은 사업부문인 주택(2017년 17.3%)은 수주잔고는 이전보다 늘었다. 매출확대에도 판관비의 비중을 3.4%로 줄였는데 전년에는 5%를 넘겼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대우건설의 주가는 건설업종의 수익률을 대폭 하회했지만, 해외 손실은 카타르 단교 사태라는 정치적 이슈와 시운전 사고에 원인이 있다"며 "해외 부실 누적에 따른 기존 빅배스와 다른 성격이다"고 규정했다.

이어 "작년 말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 3천300억원(매출액 대비 비중 12.4%)은 일반적인 수준(25%) 대비 현저히 낮다"며 "모든 악재를 반영해도 이해하기 힘든 주가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로 8천800원을 제시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에 주택, 토목, 건축, 플랜트 등 국내 부문 매출총이익 합계가 3천16억원이다"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작년 2분기 2천992억원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개발사업 수익도 본격적으로 반영돼 올해는 매 분기 1천500~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이다"며 "이제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타당하고 역대 최저 수준의 가치도 주목할 부분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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