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방향성 없는 흐름을 이어가자 포지션 플레이가 오히려 주춤해졌다.

특히 '공포지수'가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들쭉날쭉 오르내리면서 달러-원 환율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방향성 트레이딩을 일으켜 보려던 시도도 잦아드는 양상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05)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 지수는 지난 9일 기준으로 29.06을 나타내면서 전 거래일 대비 13.15% 하락했다.

VIX 지수는 지난달 내내 9~14 사이를 오갔으나, 뉴욕증시 패닉이 있던 지난 5일 하루 만에 전일대비 115.60% 급등하면서 37.32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내 반락했고 상승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VIX 지수가 오를수록 주식시장 하락에 대한 보험을 지불할 의향이 더 크다는 의미로, VIX 지수 상승은 곧 시장 불안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 흐름도 VIX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리스크오프에 따라 급등세를 보이다가 1,100원 선을 앞두고 이내 미끄러지는 모습이 반복된 셈이다.





<VIX 지수(붉은선)와 달러-원 환율(검은선)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지난 6일과 9일 모두 1,100원을 앞둔 1,098원 선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 역내 수급을 맞고 하락하면서 롱포지션에 대한 손절이 줄줄이 이어졌다. 프랍트레이더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셈이다.

또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크게 움직이더라도 막상 개장 이후에는 역내 수급과 리얼머니 움직임 등으로 반대 방향으로 만회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느 방향이든 포지션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설 연휴를 앞두고 달러-원 환율의 장중 변동성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운 가운데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관망세도 강해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과 NDF에서 반대 방향으로 10원씩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난주 대부분의 포지션플레이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역내 시장 참가자들은 설날 앞두고 포지션플레이를 크게 가져가지 말자는 분위기고 장중에도 거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00원까지 상승 시도한 롱플레이가 막힌 다음에 포지션 방향이 다시 돌았지만, 또다시 숏플레이도 제한되는 양상"이라며 "설 연휴 때 오버나잇은 많지 않을 것이고 방향도 위아래 반반씩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외환시장의 선행 지표가 되는 만큼 뉴욕증시를 주시하면서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달러-원 하단 지지가 있는 상황에서 네고 물량이 1,090원대에선 엄청나게 나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뉴욕증시가 반등했지만 신흥국, 특히 우리나라 쪽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건 아닌 상황이라 달러-원 환율을 아래로 끌고 가기엔 대외 요인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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