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발 금리 변동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098원까지 급등하며 약세 반전했음에도 외국인은 견조한 수급을 보였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3일 외국인의 원화채 수요가 단기물 중심에서 중기물로 확장되는 모습이라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중기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56)과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국고채와 통안채를 중심으로 1조5천984억 원의 원화채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매주 원화채를 1조 원 이상 꾸준히 사들이며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외국인 원화채 잔고도 올해 들어 가파르게 늘어 지난 9일에는 101조8천682억 원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원화채 매수에 나서던 외국인이 국고채 5년물과 같은 중장기물 매수에도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일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앞두고 지난주 외국인은 국고채 5년 지표물 17-4호를 3천399억 원 사들였다. 전일에도 1천531억 원가량을 매수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미국발 채권금리 급등으로 중장기물 가격에 대한 이점이 커졌다며 외국인도 이를 노리고 매수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이 물가에 대해 우려하는 점도 외국인이 향후 원화채 금리 상승 속도가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이 1년 이하 단기채 매수에 집중했는데, 지난주는 국고 17-4호를 약 3천400억 원 매수하는 등 중기구간에 5천억 원의 자금이 집중됐다"며 "중단기물 금리 조정이 선제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한은의 보수적인 물가 판단으로 중장기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감안하면 2월 중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세가 중기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외국인의 원화채 수급 안정성 제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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