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한용 기자 = 지난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사장단 인사가 단행된 데 이어 올해 초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다수가 줄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보험업계에 수장 교체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업계에선 4개사의 CEO가 교체됐다.

1월 초 생명보험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용길 전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허정수 사장이 KB생명보험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허정수 사장은 KB국민은행 호남지역본부장, 재무본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올해 사장 자리에 올랐다.

KDB산업은행은 1월 말 KDB생명의 신임 대표이사로 정재욱 세종대 교수를 내정하고 이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정재욱 내정자는 미국 조지아주립대, 위스콘신대에서 금융보험학을 전공했으며, 보험개발원을 거친 보험전문가다.

삼성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선 '50대 사장'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일었다.

삼성생명은 김창수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달 8일 현성철 삼성화재 부사장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현성철 내정자는 삼성SDI 구매전략팀장과 마케팅실장,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같은 날 삼성화재도 임추위를 열어 최영무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최영무 내정자는 삼성화재 인사팀장과 전략영업본부장, 자동차보험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내부 인사다.

보험사 CEO 교체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에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 등이 다수의 보험사 CEO가 임기만료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조직 내부 사정과 실적 등을 고려할 때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먼저 차남규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은 작년 11월 한화그룹 인사와 올해 1월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지키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에서 세대교체론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차남규 사장이 1954년생으로 나이가 많은 점이 부담이지만, 일단 유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과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은 지난해 업계 실적이 호조를 보여 자리를 지킬 공산이 크다.

김정남 사장의 경우 2010년에 취임해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의 연임 여부는 안갯속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1천928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그룹 측 인사인 뤄젠룽 부사장이 작년 9월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앞으로 동양생명 '대권'이 뤄젠룽 사장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보험업권 CEO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3월에도 일부 CEO가 바뀔 수 있지만,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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