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설날 명절을 앞두고도 단기물 매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금리가 상승국면에 접어든 데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연휴가 짧아서 캐리로 접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보다는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일 통안채 1년물 금리는 1.874%에 고시됐다. 전일보다 1.4bp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은 과거와 달리 단기물이 연휴 특수를 노리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전보다 짧아진 연휴가 그 이유다. 지난해 추석은 열흘간의 긴 연휴를 가졌다. 캐리 수익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이번 설 연휴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거래일로 따지면 이틀에 불과하다.

짧은 연휴라도 금융시장이 안정되어 있다면 캐리 수익을 낼 유인이 생긴다. 게다가 그동안은 금리 하락기로 캐리를 위해 채권을 보유할 경우 자본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최근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과거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올해 들어 미국 10년물 금리는 40bp 가까이 상승했다. 한국 10년물 금리도 32bp 올랐다.

미국 주식시장은 큰 폭의 조정을 받았고, 이후 하루에도 1% 넘게 급등락이 연출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연휴 기간 동안 나올 글로벌 경제지표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미국 시각으로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가 금융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난 이유가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캐리 이익을 얻기 위해 채권을 매수하는 것에 대한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자금 환수 등의 이유로 단기물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미국 금리 불확실성이 이렇게 큰 상황에서 며칠 되지 않는 캐리를 먹겠다고 덤비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 역시 "그래 봐야 4일 캐리인데 혹시라도 자본 손실이 날 경우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든 캐리마저 뱉어낼 수 있어서 이번 명절에는 캐리 수요는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도 "일부 캐리 매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연휴가 짧은 편인 데다 국고 여유 자금 환수 이슈가 있어서 단기물은 매도가 우위를 보일 듯하다"며 "미국 금리 변동성도 커서 연휴에 포지션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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