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정부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연임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구로다 총재의 연임으로 금융완화 축소 관측이 후퇴될 것이라는 전망과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출구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나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에셋매니지먼트ONE의 가시와라 노부유키 글로벌 전략가는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혀온 구로다 총재의 연임으로 총재 교체와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경계하던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매수·엔화 매도에 나서기 쉬워졌다고 판단했다.

가시와라 전략가는 내년 지방 선거와 참의원 선거,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있어 올해는 일본은행이 정책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즈호증권의 미야가와 노리오 이코노미스트도 구로다 총재 연임 보도에 대해 "아베 신조 정권이 통화정책 연속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베노믹스의 상징과 같은 구로다 총재를 교체하면 위험이 따른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미야가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안에 일본은행이 장단기 금리 조작과 자산 매입 정책을 변경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임금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고 있고, 개인 소비도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에너지 제외)가 안정적으로 1% 넘는 상황은 내년 이후에나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IG증권의 이시카와 준이치 외환 전략가도 글로벌 주식시장 혼란 등으로 일본은행이 당분간은 적극적인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시카와 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완만한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조용히 줄여나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일본은행만 금융완화 노선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향후 일본은행 (관련) 이벤트는 엔화 강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로다 총재 연임 이슈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부총재 인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베 총리의 경제 브레인인 혼다 에쓰로 스위스 대사가 일본은행 부총재로 선임될 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씨티그룹의 다카시마 오사무 외환 전략가는 혼다 대사가 다른 부총재 후보들에 비해 금융완화 확대에 적극적이라는 관측이 많다는 점에서 엔화가 약세로 기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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