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 미국 내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날 미 증시에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국채 매도세 역시 이어졌고 이에 따라 국채 금리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2.9%까지 오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2.4%보다도 높은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는 미국의 물가가 마침내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국채 금리 역시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한 물가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속화 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전략가들은 이와 같은 논리에 불일치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물가 전망 지표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물가 전망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전날 2.07%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2.14%에서 오히려 내려간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설문조사에서도 물가는 향후 몇 년간 오히려 내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은의 경제 전망에서도 장기 물가 전망에는 변화가 없었다.

BBH의 전략가들은 최근 국채 금리의 상승은 미 국채 금리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어나면서 채권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제시되고 있어 채권 가격이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수요는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만약 채권 금리가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로 오르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세계 시장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물가와 달리 연준이 갑작스럽게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실제 물가 상승률이 오르고 있는지 확인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1월 CPI가 12월 1.8% 상승보다 소폭 줄어든 1.7% 증가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티펠의 린지 피에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압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면 이번 주 시장에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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