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오버나잇 전략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연휴 기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에 스퀘어 포지션이 대부분이나 숏보다는 롱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14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간밤 NDF 종가는 1,084.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4.50원) 대비 0.60원 오른 셈이다.

연휴 첫날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결과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웃돌 경우 신흥국 통화 약세 재료가 될 수 있는만큼 달러-원 환율에는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1%, 근원 CPI는 1.8% 각각 상승했다. 1월 CPI와 근원 CPI 전망치는 각각 1.9%와 1.7% 수준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지표 호조 기대가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돼 있으나 예상치에 부합하기만 해도 물가 상승 기대가 미국 통화 긴축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급상으로도 연휴 동안 현물환 시장이 열리지 않는 만큼 역내 수급 물량에 따른 조정 기능이 약하고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매수가 강하게 붙을 우려가 있어 롱포지션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한 셈이다.

미국 CPI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발표되며 오는 15일 새벽 12시 30분 있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상원 증언도 주목된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서프라이즈 형태로 나온다면 주식이 하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증시 참가자들이 통화 긴축에 대해 상당한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악재로 소화될 것이고 안전자산 선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가의 기저효과를 봐야 하는데 현재 인플레 압력이 계속 확산될 수 있는 구간은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 경기 자체를 봐도 소비가 계속 커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한파 등 기후 영향도 있어서 1분기 지표가 서프라이즈로 나오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외환딜러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적극적인 포지션플레이는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연휴가 영업일수로는 이틀밖에 되지 않는 만큼 소규모로 오버나잇 롱포지션을 열어두는 경우도 꽤 있는 상황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어차피 CPI 앞두고 있어서 포지션 트레이딩보다는 실수급 관련해서 움직이는 게 많겠으나, 보통 연휴 앞두고는 숏포지션은 잘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역외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클 수 있고 달러-원은 위로 튈 때 임팩트가 커서 경험상 큰 포지션을 가져가긴 부담스럽고 스퀘어나 '스몰 롱'으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연휴 기간 역내 수급 물량이 적고 역외 매수세가 붙으면서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올랐던 경험이 있어 약간 롱마인드가 강한 상황"이라며 "미국 지표가 좋지 않아 아래로 여지없이 밀릴 가능성도 있지만 웬만하면 롱으로 가려 할 것이고, 지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오더라도 연휴가 길지 않아 하루 지나면 충격이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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