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난해 발행보다 조기 상환이 더 많았던 주가연계증권(ELS)이 올해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상환액이 재투자되고 있고, 이달 들어서는 국내외 주가지수가 하락하면서 녹인(Knock-in·원금손실구간) 우려가 낮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ELS 발행액은 8조8천793억원으로 조기 상환액 7조1천336억원보다 많았다. 지난해 7월부터 5개월 연속 발행액보다 조기 상환액이 더 많은 상황이 이어지던 것이 역전됐다.

지난해 ELS 발행액은 65조85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지만 조기 상환액이 76조905억원으로 ELS 발행액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ELS 발행액이 조기 상환액보다 많았던 달은 4월과 6월 두 달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까지 증시 호황이 이어진 데다 해외지수형과 해외종목형 발행이 늘며 ELS 상환액이 재투자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발행된 ELS 종목 수는 1천613개로 전년 같은 달 1천183개보다 430개(36%) 늘었다.

이달 들어서는 국내외 증시가 약세를 나타냈는데도 ELS는 호황을 누렸다.

이달 ELS 발행액은 2조4천225억원으로 조기 상환액 1조8천156억원보다 많았다. 과열 우려가 제기된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자 투자자들이 녹인 우려가 낮아졌다고 판단하고 ELS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외 증시가 추가로 약세를 나타낼 확률이 있어 ELS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연초 국내외 주가지수가 빠르게 오르면서 일부 증권사는 ELS 발행 속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2년 전 항셍H지수(HSCEI) 급락할 때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일부 증권사는 큰 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아직 녹인에 대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해당 개별 종목의 주가가 녹인 진입을 우려할 수준까지 떨어진 경우가 있다"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다음 달 20일까지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LS는 코스피200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 스톡스50(STOXX50), H지수 등 각국 증시 지수나 국내·외 개별 종목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

조기 상환일에 가격이 미리 정해둔 범위를 유지하면 약정된 수익과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2003년 첫선을 보인 이후 큰 인기를 누렸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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