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 경기 호조와 뉴욕증시 강세 속에서도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0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94엔보다 0.85엔(0.8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50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463달러보다 0.0040달러(0.31%)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66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3.28엔보다 0.62엔(0.46%) 낮아졌다.

달러화는 경제지표가 대체로 호조를 보이고 뉴욕증시가 올랐음에도 엔화와 유로화에 내림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아시아 장에서 106.18엔까지 하락했다가 뉴욕에서는 낙폭을 줄여서 거래됐다.

BK 자산운용은 106엔 아래서는 장기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달러화는 소비자물가 오름폭 확대에 따른 미 국채 금리 급등에도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내린 바 있다.

외환 전략가들은 물가 상승이 확인됐음에도 뉴욕증시에 대한 불안 심리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시장 전망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며 또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이 계속 달러에 부담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1월 미국의 산업생산이 4개월간의 증가세를 접고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준은 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증가였다.

연준은 추운 날씨에 따른 난방 수요 증가에도 제조업과 광산업 생산 부진 탓에 산업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1월 제조업생산은 두 달째 전월비 변동이 없었다. 이는 앞서 각각 1.5%와 0.3% 늘어난 10월과 11월에서 뒷걸음친 것이다.

연준은 방위산업과 우주항공 분야의 제조업생산이 건설과 함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장비 생산은 0.9% 늘어, 기업 투자에 대한 신호를 보여줬다.

산업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1월 설비가동률은 전월대비 0.2%포인트 낮아진 77.5%였다. 애널리스트들은 78.0%로 전망했다. 장기 평균은 79.9%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수석 경제학자는 제조업 분야의 업무 시간이 지난 1월 고용 지표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제조업생산이 약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제조업 부진 이유는 추운 날씨 때문이므로 2월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해 물가 상승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

미 상무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도 0.4% 상승이었다.

1월 PPI는 전년비 2.7% 상승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생산자물가는 0.4% 상승세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상승을 예상했다.

1월 에너지 가격은 전달 대비 3.4% 올랐다. 가전제품은 2% 상승해 1981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물가 압력이 마침내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며 "물가가 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물가가 올해 2%에 도달하는 것은 힘든 일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늘었지만, 역대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음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7천 명 늘어난 23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집계치는 23만 명이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하락하고, 시장 예상에도 못 미쳤지만, 확장세를 유지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17.7에서 13.1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17.3였다.

지난 2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상승하면서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필라델피아연은에 따르면 2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2.2에서 25.8로 상승했다. 전문가 전망치는 20.4였다.

웰스 파고의 존 실비아 수석 경제학자는 "2017년 보류된 제조업 분야 회복은 완전히 제자리를 찾았다"며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 국내외에서 모두 불어닥친 2015~2016년의 약한 수요 바람은 방향이 완전히 바꿨다"고 설명했다.

2월 미국 주택건축업체들의 신뢰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주택부문 개선 추진력이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2월 주택시장지수는 7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 속에 엔화에 낙폭을 줄였다가 다시 벌리면서 아시아장의 저점을 깨고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오름폭을 낮췄다가 다시 높였다.

전략가들은 최근 미 경기 호조와 물가 상승에도 달러가 계속 하락하는 이유에 대해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는 지난해 거의 9% 내렸다.

런던 캐피털 그룹의 재스퍼 롤러 헤드는 "세계 금리 차이는 미국의 물가가 시장기대를 추월해 오르는데도 달러가 매수세를 못 찾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며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른 것은 전 세계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증거였다"고 설명했다.

롤러는 "세계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조치 제거와 물가 상승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국과 세계의 금리 차이가 벌려지기보다는 수렴될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과 영국, 일본 중앙은행이 점점 긴축기조로 갈수록 독일과 일본 국채수익률은 미 국채보다 더 빨리 오를 것"이라며 "이는 유로, 파운드, 엔화를 달러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은 "엔화의 지속적인 상승은 미 국채수익률의 오름세나 증시 강세와 역행한다"며 "많은 사람이 펀딩 통화를 엔화에서 달러로 바꾸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리먼은 "이는 미국 금리 상승과 미 단기 국채 발행 증가에도 역행한다"며 "미 정부의 부채한도가 높아지는 것은 달러 펀딩 비용을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NP 파리바의 대니얼 카지브 헤드는 달러의 하락은 지속적인 고평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달러는 지난 10년간 무역 가중 평균 가치 수준보다 거의 5% 높은 상태로 있다.

카지브 헤드는 "달러가 직면한 구조적인 역풍은 거대하다"며 "달러는 여전히 비싸고,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최근의 경상수지 적자가 달러를 약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가파른 상승 후에 달러는 동력을 잃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투기적 거래자들은 달러 하락에 대해서 130억 달러어치를 베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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