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설 연휴 기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급락하면서 미 달러화 약세 전망이 강해졌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호조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물가 우려에 대한 강한 면역력을 보인 셈이다.

1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연휴 간 달러-원 NDF 1개월물은 1,064원을 저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휴일 마지막 날에는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 등으로 다소 반등했지만 전 거래일 대비 9.90원 하락한 수치로 마감했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0.3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인 마이너스(-) 0.55원을 고려하면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인 1,077.20원보다 6.30원 내린 수치다.

지난 16일 달러-원 NDF 1개월물은 추가로 하락하면서 연휴 기간 가장 낮은 수치로 내려섰다. 1,063.50원에 최종 호가됐고, 스와프포인트 고려 시 현물환 종가 대비 13.15원 하락했다.





<설 연휴 기간 NDF 추이>

주말인 지난 17일에는 다소 반등하면서 1,066.75원에 최종 호가됐으나, 현물화 종가 대비로는 10원가량 하락해 갭다운 출발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는 연휴 기간 주목됐던 미국의 1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뉴욕 증시가 3%가량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로 반응한 영향이다.

지난 2일(미국 시간) 발표됐던 비농업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물가 상승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증시가 무너진 것과 대비된 흐름이다.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전월 대비 0.5%(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상승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0.2% 오른 바 있다. 반면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이다. WSJ 조사치는 0.2% 증가였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월 비농업 고용지표 이후 나타났던 증시 폭락, 달러화 강세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방주사'를 맞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물가 우려에 적응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신뢰도 회복되는 양상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달 초 미국 증시의 극적인 낙폭 확대가 CPI에 대한 예방 주사격이 된 셈"이라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일시적으로 2.9%를 넘었지만 패닉장이 다시 연출되지 않았고 증시 또한 아래쪽에서 견조하게 회복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CPI가 잘 나온 부분이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되겠으나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하면서 주가에는 호재가 됐다"며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몇 차례 올리든 시장의 신호만 명확하다면 리스크 심리는 크게 영향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 비농업 고용지표 직후엔 증시가 너무 높아 조정이 필요한 타이밍이기도 했다"며 "비농업 고용 지표 이후에는 물가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으나, 이제는 분위기가 바뀌어 경기가 좋아진다는 인식이 강해졌고 VIX도 내려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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