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새 '자본시장 대통령'이 8대인지 9대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본부장으로서는 8대가 맞지만, 기금이사로서는 9대여서 혼선이 빚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강면욱 전 CIO가 지난해 7월 사임한 이후 7개월여만에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19일 CIO 공모를 시작했다.

국민연금 CIO는 지난해 말 기준 617조 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 관리를 총괄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본부는 운용체계가 정비된 1999년 처음 생겼고, 2003년 1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2007년에는 200조 원, 2013년에는 400조 원, 지난해 말은 617조 원으로 관리 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 강제로 예탁됐고 재정경제원 장관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의장도 맡고 있었다.

1998~1999년 국민연금법과 공공자금관리기금법이 개정되고 나서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변경됐고 기금본부도 설립됐다. 기금운용위원회에 가입자 대표도 대거 참여하게 됐다.

기금본부 출범 전에는 한국태 기금이사가 기금운용을 관리했었는데, 한 이사를 포함하면 이번에 새로 선임되는 CIO는 9대다.

반면 국민연금 CIO는 기금운용본부장이면서 국민연금의 기금이사로 이사진을 구성한다. 기금본부 설립 이후 '본부장'으로 따지면 새 CIO는 8대다.

CIO는 지금까지 시장 출신 금융 전문가가 맡아왔는데,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적 연기금이어서 정부의 입김이 CIO 인선에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의외의 인물이 CIO가 되기도 했다.

강면욱 전 CIO는 2016년 초 선임되기 전 슈로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마케팅 전문가로 시장에서 평가받았다.

메리츠자산운용 사장과 고문 역할을 맡은 뒤에는 한동안 야인이었으나, 인선 과정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CIO 자리에 올랐다.

홍완선 전 CIO는 하나은행 지점장, 자금운용팀장, 신탁사업본부장, 법인영업담당 부행장보를 거친 대표적인 '은행맨'이었다.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을 맡고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총괄부행장을 역임한 후, 공백기를 거친 뒤 국민연금 CIO에 선임됐다. 강면욱 전 CIO와 마찬가지로 면접 점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CIO 자리에 임명됐다.

새 CIO는 국정농단 사태로 만신창이가 된 국민연금기금 정상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 운용체계 개편이 지지부진하고,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독이 든 성배' 국민연금 CIO에 금융투자업계의 인재들은 지원을 기피하는 상태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전 이사장과 전 CIO가 옥고를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국민연금 CIO 자리에 지원할 인재들이 많지 않다"며 "국민연금 운용체계 개편이 급선무다"고 말했다. (홍경표 정책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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