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지난 10년간 글로벌 각국 기업들의 달러 표시 부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최근 미국 금리 상승이 신용 리스크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9일 딜로직 자료를 인용한 데 따르면 전세계 기업(금융기관 및 공기업 제외)이 은행이나 기관 투자자로부터 빌린 달러 표시 자금의 규모는 작년 말 기준 21조85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을 제외한 기업의 달러 부채 잔액은 약 5조9천150억 달러(약 6천323조 원)로, 2008년 리먼 사태 이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저금리로 달러를 대거 공급했고, 글로벌 각국 기업들은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달러를 적극적으로 빌렸다.

신흥국 기업의 달러 부채 잔액은 작년 말 2조8천35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과 투자자들이 성장 기대감이 높은 신흥국 기업에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준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 국면이라는 점이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지난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9%를 돌파해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문은 수년 전만 해도 1%대였던 대출 기준금리가 차환시 3% 전후로 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월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신흥국이 큰 차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달러 가치가 돈을 빌렸을 때보다 오르는 경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는 2016년 고점에서 13%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신문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향후 달러가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10년간 자국 경제 성장률 이상으로 달러 부채가 확대된 곳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브라질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달러 부채 비중이 확대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외환위기를 교훈 삼아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 표시 채권을 발행을 늘리는 등 대비를 강화했지만, 이번 글로벌 유동성 완화 국면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거액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만약 달러가 급등하면 달러를 대규모로 조달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도가 저하되고 이로 인해 자국 통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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