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강남 아파트의 매매와 전세가격 지표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며 강남 불패론을 흔들고 있다. 재건축 부담금 이슈가 불거지며 수익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데다 거래 위축 속 가격 상승이 조정국면을 앞둔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들어 서울 강동구,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아우르는 동남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0.3으로 서울 평균인 100.4를 하회했다.

또한, 이달 첫째 주 들어 전세가격지수 변동폭이 -0.02%로 올해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낸 데 이어 이달 둘째주에도 -0.01%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동남권은 양천구, 강서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과 함께 서울 전세가격을 견인하던 주요 지역이다.

한국감정원은 노후 재건축 단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위례지구 공급물량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겨울방학 이사수요까지 마무리되며 서초·강남구는 하락 전환되고, 송파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실수요를 대변하는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매매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달 둘째주 기준 서울 동남권 매매가격지수는 105.8로 전주 대비 0.42% 상승했다. 용산구가 포함된 도심권 0.98%를 제외하면 동북권 0.19%, 서북권 0.30%, 서남권 0.22%보다 높다.

이처럼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것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강남3구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해석했다.

실수요를 나타내는 전세가격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시장의 수급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도 참고할 만하다.

동남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작년 9월 63.6%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61.1%로 작년 1월 63.9%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70.1%로 작년 1월 71.6% 대비 1.5%포인트 빠지는 데 그쳤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전세가격을 주택시장의 펀더멘털로 볼 수 있는데 펀더멘털이 떨어진 상태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기대심리가 사라지면 강남 아파트 가격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공급물량이 늘어나고 양도소득세, 보유세 논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결합하면 지금의 강남 상승세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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